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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경찰, 신호 위반차량에 딱지 대신 에스코트를?

* 대담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 임남영 주부

▷ 한수진/사회자: 

제주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경찰이 신호를 위반하고 사거리를 통과하던 차량을 붙잡았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경찰은 딱지를 끊으려다말고 교통 위반자의 차를 대신 운전해줬고요. 순찰차까지 동원해서 에스코트를 해줬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가슴 훈훈한 사연이 숨겨져 있었는데요. 이 시간에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고원기 경사님 나와 계시지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네.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안녕하십니까. 고원기 경사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거리가 먼데 잘 들리세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네 아주 잘 들립니다.

▷ 한수진/사회자: 

(웃음) 지금 출근 전이신가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어제 야간근무 해서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이고. 야간근무하셨어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 한수진/사회자: 

많이 피곤하실 텐데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경사님 궁금한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지난 주 어떤 일이 있었던 거죠? 언제 있었나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8월 25일 오후 3시 5분경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거리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거죠?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한마음병원 주차로에서 112 순찰 중 신호위반을 하는 승용차를 한 대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거리에서 신호위반을 했다고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교차로에서 적색 신호임에도 불구하고 직진하는 차량을 발견해서 정차시켜서 교통단속을 하게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신호위반을 했으니까. 사실 사거리에서 이런 신호위반은 상당히 위험한 거 아니겠어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네 교통사고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 신호를 위반한 차량을 세우고 검문을 하셨던 거예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랬더니 뭐라고 하던가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운전자가 상당히 당황하는 얼굴 표정을 하면서 심지어 눈물까지 흘리면서 방금 한마음병원에서 가와사키병이라는 희귀질환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여성운전자의 말을 듣게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누가 그런 진단을 받았다는 거예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바로 뒷좌석에 어린이용 카시트에 동승하고 있던 쌍둥이 자매 중 한 명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뒤에 쌍둥이 어린아이가 타고 있었던 모양이죠?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네 그래서 뒷좌석을 확인해보니 운전자의 말대로 쌍둥이가 

▷ 한수진/사회자: 

몇 살쯤 돼 보였는데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갓난아기였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데 그 갓난아기가 쌍둥이가 타고 있었는데 가와사키라는 희귀병이래요 하면서 운전자가 울고 있었다는 거고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네. 엄마는 상당히 당황한 얼굴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성 운전자였고 엄마였군요. 울면서 사색이 돼 있더라.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마음이 그래서 신호위반을 했다고 하던가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그래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말씀도 하셨고요. 오로지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그 병원에서 더 큰 병원으로 가봐라 했는가 보죠?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너무 정신이 없어서 신호가 어떻게 된 지도 모르고 달렸다 이런 얘긴 거고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비상등을 켜고 가긴 하셨습니다, 여성 운전자분께서.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단속하다보면 별의별 변명 다 하는 분 만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운전자는 뭔가 달랐다는 말씀이신가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네. 쌍둥이 어린애가 타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그리고 한마음병원 앞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진심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온 사실이 있었습니다. 다가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괜한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그래서 운전자분께 그런 사실 내용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진 이후 운전자분이 빨리 제대병원으로 가셔야 한다면서 다시 운전석에 앉아서 운전대를 잡으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이거 아무래도 2차 사고 위험성이 너무 높다. 당황한 나머지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운전자뿐만 아니라 동승한 쌍둥이 자매에게 큰 영향이 있으리라고 여겨졌습니다. 아무래도 운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고 판단을 해서 어머님께 조수석에 탑승하시고 제가 운전해서 제대병원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겠다 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큰 병원, 제주대학병원으로 모셔다드리겠다, 그렇게 말씀하셨다는 거죠?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 한수진/사회자: 

딱지는 끊지 않으시고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딱지는 당연히 끊을 상황이 아니었죠. 위급상황이 있다면 그런 건 통상적으로 개도를 하거나 아니면 다른 조치를 취할 수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사람이 먼저니까요. 그렇죠? 법에 앞서서. 그래서 직접 운전도 하시고 또 순찰차까지 동원해서 에스코트 하셨다고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네. 통상적으로 112 순찰차는 2인 1조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동승했던 순경 이승준 경찰관은 여성운전자 차량 앞에서 에스코트를 하고 저는 여성운전자 차량을 몰고 안전하게 제대병원까지 이송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고 경사님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저희가 바로 그 분 제주시에 사는 임남영 주부 연결을 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바로 그 아이가 많이 아픈 상황에서 다급한 마음에 사거리 신호를 위반했던 바로 그 분이십니다. 임남영 주부님 안녕하세요. 

▶ 임남영 주부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반갑습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고요. 일단 그 어린 따님 몸이 많이 아팠다고 했는데 지금은 건강이 어떤가요? 

▶ 임남영 주부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어요. 안 그래도 오늘 다시 한 번 검사를 받으러 가는 날인데 잘 먹고 잘 놀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다행이네요. 가와사키병이라고 했어요. 좀 낯선 병 같은데요? 

▶ 임남영 주부

저도 처음 듣는 질병이라서요. 그때 진료를 받을 때는 이름을 듣고 많이 놀랐어요. 저도 어떤 병인지는 모르는 상태였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어떤 병이라고 설명을 자세히 듣진 못 하셨군요?

▶ 임남영 주부

그때 사실 선생님께서 얘기는 하셨는데 제 귀에는 아무 것도 안 들리고 그냥 애기 아픈 것만 보이고 하니까 많이 당황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아이가 열이 많이 났었나 보죠?

▶ 임남영 주부

그 전에 병원 가기 전에도 열이 많이 나서 몇 번 소아과를 갔었거든요. 그때는 해열제만 먹고 단순 감기인 줄 알고 아이가 보채고 아파해도 아직 약이 잘 안 들었구나 하고 열이 내리기만 기다렸죠. 응급실도 가고 갔었거든요. 그런데 그날 병원에 갔을 때는 열도 내리고 애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더라고요. 상황에서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가와사키병이다?

▶ 임남영 주부

네 네. 그동안 아플 만큼 다 아프고 조금 많이 진행이 된 상태로 간 거였더라고요. 병원에 갔더니 선생님께서 자세히 보시고는 조심스럽게 이런 가와사키병이 아닌가 한다. 조금 더 큰 병원으로 가서 정확한 진단을 하고 치료를 받았으면 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많이 놀래셔서 눈물도 나고 그랬던 모양인데. 앰뷸런스를 요청할 그런 상황은 못 됐던 모양이에요?

▶ 임남영 주부

전혀 그런 생각도 못 했고 너무 당황하니까 제가 무조건 빨리 가야겠다는 그런 생각밖에는 안 들더라고요. 선생님께서도 조금 더 큰 병원으로 가면 된다, 이렇게 하셨는데 저는 애기가 입술도 터지고 막 울다가 너무 울다가 지쳐서 조용해진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급한 마음에 차를 몰았는데 신호도 위반하시고. 아마 신호 위반 사실도 모르셨을 거예요. 당시에는.

▶ 임남영 주부

네. 무조건 직진만 앞으로 가는 게... 

▷ 한수진/사회자: 

빨리가야겠다. 

▶ 임남영 주부

네.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오후 시간이라서 급했을 거고요. 마음이.

▶ 임남영 주부

병원에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에 뒤에 경찰차가 있다는 것도 인지 못 하고요. 무조건 가야겠다. 그래도 비상등은 켜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 차량들이 비켜줄 것 같다는 생각에.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비상등 키고 막 달리셨는데 그러다가 고원기 경사님을 만나신 거고. 경찰차가 에스코트도 해주고. 그때는 마음이 어떠셨을까요?

▶ 임남영 주부

너무 고맙죠. 지금 생각하면 너무 고마운 일이죠. 위급함을 떠나서 이렇게 제가 당황했다는 걸 알아보시고 빠르게 대처를 해주신 거잖아요. 그리고 운전을 하고 가면서도 제가 안정할 수 있도록 계속 말을 걸어주시고 격려도 해주시고 위로도 해주시고 그러면서 운전을 하셨거든요. 제가 조금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아무래도 빠르게 병원에 가서 접수를 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경찰차가 이렇게 에스코트를 해주면.

▶ 임남영 주부

빠르게 대처를 해주셔서 지금도 정말 고마워하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고 경사님이 기다리고 계시거든요. 두 분이 잠시 인사 나누시면 어떨까요. 시간이 얼마 없긴 하지만. 고원기 경사님! 임남영 주부님 나와계신데 인사 좀 하시죠.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아이고 죄송합니다. 

▶ 임남영 주부

경사님 안녕하세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번거롭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 임남영 주부

아닙니다. 아닙니다. 경사님 덕분에 무사히 병원도 가고 진료도 잘 받을 수 있어서 저는 정말 고맙습니다. 찾아뵙고 인사도 드리고 해야 하는데 전화로만 인사를 드려서 죄송해요. 제가 더 죄송합니다.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고맙습니다. 

▶ 임남영 주부

많이 바쁘시죠?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괜찮습니다. 늘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전혀 힘들거나 바쁘거나 이러진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두 분 대화를 듣다 보니까 저도 자꾸만 마음이 훈훈해지고 정말 좋습니다. 고 경사님도 정말 고생 많이 하셨고요. 수고 많이 하셨고요.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임남영 주부님도 아이가 괜찮아졌다고 하니까 기분이 정말 좋네요. 그런데 이제 사거리 같은 데서 신호위반 다시 하시면 안 됩니다. 조심하셔야 해요. 

▶ 임남영 주부

평소엔 안 하죠. 조심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른 시간 두 분 전화 연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임남영 주부

네 고맙습니다. 

▶ 고원기 경사/제주 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 멀리 제주에서 있었던 훈훈한 이야기 함께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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