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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 '테러' 배운 중학생…"규제 마련 시급"

자신이 다니던 학교에서 부탄가스통을 터뜨린 중학생이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서 범행 수법을 배웠다고 진술하면서 인터넷 공간에 무분별하게 떠도는 유해 정보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양천구 A중학교의 빈 교실에서 부탄가스통에 불을 붙여 터뜨린 혐의로 검거된 이 모(15)군은 경찰조사에서 "유튜브에 올라온 폭탄 제조법 등이 담긴 동영상을 보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앞서 두 달 전 이 군은 자신이 다니는 서초구의 B중학교에서는 쓰레기통에 불을 붙이고 휘발유가 담긴 장난감 물총을 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군은 평소 '테러'를 하고 싶다는 과대망상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이 군이 선택한 방화 방법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동영상 사이트 등에 '폭탄 제조', '화염방사기 제조' 등의 키워드만 넣고 검색해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화염방사기 제조'로 검색된 한 블로그에는 라이터를 분해해 화염방사기를 만드는 방법이 사진 스틸컷마다 상세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또 한 동영상 사이트에는 '드라이아이스 폭탄 만들기', '초딩 콜라폭탄 제조', '액체질소로 폭탄만들기', '부탄가스로 로켓 만들기' 등 동영상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영상에서는 사람들이 폭발물을 만들어 위력을 확인하고 웃고 떠드는 장면 등이 나옵니다.

해당 영상이 나온 뒤에는 '라이터 화염방사기 제조', '사무실에서 간단한 석궁 만들기' 등 다양한 무기 제조법이 추천 영상으로 제공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와 진짜 잘하신다', '사람 맞으면 죽겠네', '와! 신기', '이것으로 마음에 안 드는 상사를 공격하세요!' 등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 군은 유튜브 등에 올라온 2007년 조승희가 저지른 '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사건'과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 등과 관련한 여과되지 않은 동영상을 보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이군은 범행 후 동영상을 찍은 이유에 대해 "조승희처럼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폭탄 제조 동영상 등 위험한 정보가 인터넷에 얼마나 떠돌아다니는지 모른 채 그저 내버려두는 실정"이라면서 "인터넷 사이트를 실시간 스크린하는 동시에 유해 정보를 네티즌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인터넷에 떠도는 유해 정보를 차단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주류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것을 '테러 놀이'로 표현하는 이런 청소년을 스포츠 등의 방법으로 주류 사회로 포섭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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