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러 외출하는데 방해된다며 생후 26개월 된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2심에서 살인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던 20대 남성의 사건을 대법원이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습니다.
적어도 폭행치사 내지는 상해치사 혐의가 인정될 수 있음에도 2심이 제대로 심리를 하지 않아 살인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살인과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모(23)씨에게 살인은 무죄로 보고 징역 5년을 선고한 2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정 씨는 지난해 3월7일 경북 구미시 집에서 PC방에 가려는데 아들이 잠을 자지 않고 보챈다는 이유로 아들 배를 때리고, 손바닥으로 입과 코를 막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정 씨는 시신을 한 달여간 방치하다가 쓰레기봉투에 담아 길가에 유기한 혐의도 있습니다.
그는 가정 불화로 아내와 별거하고 아들과 단둘이 살았습니다.
대법원은 "정 씨의 진술 내용, 폭행의 경위와 정도, 피해자 사망 무렵 포털사이트에 검색한 단어(유아살해 등)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정 씨가 손날로 명치를 내리쳐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적어도 폭행치사 내지 상해치사의 죄책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원심은 정 씨가 피해자의 코와 입을 막았는지 여부에만 중점을 두고 그런 행위를 했다고 볼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살인의 범의를 부정했다"며 "명치를 때릴 때 살인의 범의에 대해 충분한 심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 1심은 정 씨의 살인 혐의를 인정해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4월 2심은 "전기와 난방이 끊긴 상태에서 아동이 돌연사했을 가능성 등이 있다"며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