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의 8월 31일(현지시간) 서유럽행 난민 열차 이동 방조 행위는 난민 해법이 역시 유럽의 최대 난제임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헝가리는 이날 독일의 관대한 난민 수용 정책을 구실삼아, 자국으로 몰린 난민들이 오스트리아와 독일로 이동하도록 내버려뒀다.
이런 일이 벌어진 데에는 최근 독일 정부가 시행한 더블린조약 적용 유보가 자리한다.
독일 연방 이민·난민청은 유럽에 들어오는 난민은 처음 발 디딘 나라에서 망명 신청 절차를 도맡게끔 한 더블린조약의 적용을 유보했다. 지난 21일부터 시리아 난민에 한해서다.
결국 시리아 난민에 대해선 '과거'를 묻지 않고 망명 처리를 전담하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더블린조약은 망명지 쇼핑을 막고 망명 처리를 신속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입안된 것이지만, 그런 취지를 떠나 특정국들로만 부담이 쏠리고 있으니 그 부담을 나눠 지겠다는 차원이다.
그러나 조약 적용을 유보한 채 짐을 스스로 지겠다고 나선 독일에, 헝가리는 힘을 보태는 대신 되레 대놓고 짐을 안겼다.
독일의 관대한 난민 정책 표명이 부른 결과라는 항변과 함께다.
이날 요한나 미클 오스트리아 내무장관도 자국이 이들 난민의 독일 이동을 허용한 데 대해 독일 정부가 비난하자 "독일 스스로가 이런 상황을 이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하계 정기 기자회견에서 자국의 더블린조약 적용 유보가 "어느 정도 혼선(gewissen Verwirrung)"을 가져왔음을 인정했다.
헝가리 정부는 덧붙여, 자국이 유럽 지역 내 회원국 간 자유로운 국경 왕래를 보장한 솅겐조약을 준수하고 있다고도 내세웠다.
시리아 국적인 등 헝가리로 입국한 난민들이 모두 독일 등 서유럽을 망명처로 희망하는 이들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말이다.
솅겐조약 가입국인 헝가리로 일단 들어오면 독일 등 다른 가입국으로 이동하는 것은 자유롭기 때문이다.
헝가리가 이렇게 나오자, 독일로선 이번에 유입된 난민을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메르켈 총리는 1일 시리아인들이 독일에서 난민 지위를 얻어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확인했고, 요아힘 헤르만 바이에른주 내무장관 역시 경찰 집계로 2천200명 가량 유입된 난민들을 헝가리로 되돌려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더블린조약 등 유럽의 난민 대응 규정에 대해서는 유효하긴 하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않기 때문에 통일된 정비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곁들였다.
더블린조약 때문에 관문 역할을 하는 그리스, 이탈리아, 헝가리 같은 국가들로 부담이 쏠리는 것을 막고 국가별 처지에 맞게 부담을 나누자는 게 그의 생각이다.
독일 정부는 그 맥락에서 이미 '난민 쿼터제'를 계속 거론하고 있지만, 국가별로 이해가 갈려 합의를 보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독일 정부는 올해에만 최소한 80만 명의 난민 유입을 예상한다. 그러나 일부 연방주에선 100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맞물려 대응 예산도 크게 늘려야 할 판이다. 연방정부는 주정부에 지원할 예산을 10억 유로로 늘렸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드레아 날레스 노동장관은 이날 독일 경제의 노동력 감소에 따른 이민자 유입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이들을 노동시장에 통합시키기 위해선 내년에 18억∼33억 유로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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