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가 비판적 언론사를 전격적으로 수사하고 외국인 기자들을 테러 연루 혐의로 체포하자 국내외에서 언론탄압을 중단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제언론인협회(IPI)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터키 경찰이 이날 오전 정부를 비판하는 보도를 해온 신문사와 방송사를 소유한 재벌그룹인 코자이펙홀딩 본사를 압수수색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IPI는 "11월1일 치를 총선을 앞두고 언론사를 수사한 것은 언론사의 자기검열을 압박하는 시도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터키 야당 대표들도 코자이펙홀딩 수사를 맹비난했다.
공화인민당(CHP) 케말 크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국가에 민주주의는 없다며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터키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라"고 말했다.
민족주의행동당(MHP)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 역시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탄압하는 것을 오래 목격했다"며 언론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이 이날 대대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인 코자이펙홀딩은 카날튜르크와 부균TV 등 TV방송사와 일간지 부균 등을 소유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는 일간 부균이 이날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에 무기를 불법 반출한 기사가 실린 직후 이뤄졌다.
부균은 터키 남부의 시리아와 접경한 악차칼레 국경검문소에서 세관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발물의 재료로 쓰이는 비료(질산암모늄)와 폭탄 제조용 쇠 파이프, 전기선 등이 시리아로 반출되는 장면이 촬영된 보안카메라 영상 등을 보도했다.
악차칼레 맞은 편인 시리아 탈아비야드는 IS가 점령했던 지역이나 최근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에 격퇴당했다.
뉴욕타임스(NYT)와 미국 인터넷매체인 데일리비스트도 지난 5월 악차칼레 현지 르포기사에서 IS의 폭탄 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비료가 대거 반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부균의 에르한 바시유르트 편집국장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 그룹을 침묵시키려는 경찰의 작전이 시작됐다"며 "작전은 우리가 IS에 불법 무기 반출을 폭로한 직후 이뤄졌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의 내부정보 등을 폭로하는 '푸아트 아브니'란 가명의 트위터 계정은 지난달 27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비판적 언론을 탄압하라고 지시했다며 코자이펙홀딩 수사가 곧 착수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부에 가장 비판적 언론으로 평가되는 일간지 쇼즈쥬는 이날 푸아트 아브니의 예고를 언급하고 정부의 탄압이 가중되는 것에 항의하고자 1면에 싣는 칼럼들을 모두 공란으로 뒀다.
이밖에 IPI는 전날 터키 남부 디야르바크르 법원이 바이스뉴스 소속 영국인 기자 2명을 테러조직을 지원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승인한 것을 지적하며 "비판적 언론에 침묵을 강요하고 길들이기 위한 광범위한 조치의 하나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 외교 담당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스뉴스 기자들의 체포를 우려한다며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다.
바이스뉴스 기자들을 변호하는 디야르바크르 변호사협회 타히르 엘즈 지부장은 이번 체포는 정부가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충돌을 외국 언론들이 보도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에서 바이스뉴스 기자들의 체포와 관련해 터키 정부에 표현의 자유 등 민주주의적 가치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언론탄압 중단하라" 터키 정부에 비판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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