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민국 육군은 49만 5천 명입니다. 최근 미 육군이 병력을 49만 명으로 줄이면서 우리 육군 병력이 더 많아졌죠. 중국, 러시아 등을 제외한 서방 국가 중에선 가장 많은 건데요, 문제는 육군 병력 대부분이 250km에 걸친 이 휴전선 앞에 모여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휴전선을 따라 한 줄로 촘촘히 늘어선 방어체계는 현대 군사전술에선 비효율적이니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뉴스인 뉴스, 김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북한군과 대치하는 육군의 최전방 GOP 사단은 모두 11개입니다.
155마일, 250km 남방한계선을 따라 수백 m 간격으로 초소를 설치해 비무장 지대를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측 비무장 지대는 면적만 500㎢로 광주광역시만큼 넓습니다.
게다가 밀림과 다름없을 정도로 수풀이 우거져 있습니다.
육군 전체 병력 49만 5천 명이 총동원돼도 적의 침범을 완벽하게 막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방 부대 병사 : (북한군을) 다는 못 막죠. 일단 (경계) 범위가 너무 넓어서. 산속이니까 잘 안 보이는 것도 있고.]
북한군은 우리 GOP의 위치와 화력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습니다.
침투 저지나 조기 감시, 1차 방어선 기능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얘기입니다.
때문에 전방 병력을 대폭 줄인 뒤 남쪽으로 후방 배치하는 대신 화력과 기동력을 확충하고, 무인 감시 시스템 같은 첨단 경계장비를 설치하자는 주장이 군 내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김기호/홍익대 안보학 교수 : 전 전선에 과학화된 '눈'을 많이 배치해서 만일 적이 침투하면 기동화된 예비대로 하여금 신속히 제압하는 기동방어 개념으로의 전환이 요구됩니다.]
육군 1년 예산은 17조 2천억 원입니다.
이 가운데 병력 유지비는 8조 4천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절반 수준입니다.
병력을 감축하면 남는 예산을 화력과 감시 장비 확충에 돌려쓸 수 있습니다.
군도 병력 감축과 함께 장군 수를 줄이는 국방개혁 방안을 지난 2005년에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육군 병력 11만 1천 명을 줄이겠다는 국방개혁의 시간표는 2020년에서, 지난 정부 때 2022년으로, 이번 정부에서는 또 2030년으로 늦춰졌습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 영상편집 : 박선수, CG : 이요한)
▶ [취재파일] '서방 최대' 한국 육군…그래도 뚫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