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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피 묻은 금화



열려라. 참깨! '아라비안나이트' 속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는 금화와 보석으로 가득 찬 동굴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무대인 그 옛날 중동에서는 화폐 대신 진짜 금으로 만든 동전, '금화'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중동에서 금화가 부활했습니다.

누가 만들었을까요? 사람을 처형하는 장면을 유튜브에 올리고, 인류의 문화유산을 폭파하는 극단주의 집단, IS입니다. 난데없이 금화는 왜 만들었을까요? 현대의 화폐 경제를 부정하기 때문이랍니다.

51분짜리 홍보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지폐를 찍어내고 이자를 통해 부를 축적하는 현대 화폐 경제를 부정과 부패의 화신이라며 초기 이슬람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자신들이 금화를 포함한 7가지 주화를 찍어냈다고 발표했습니다.

[IS 홍보영상]
IS 지배지역 주민 "금이 은행의 화폐보단 훨씬 낫죠. 선지자의 시대로 되돌아가는 순간을 목격하고 있군요."


IS는 1디나르 금화에 코란에 나오는 7개의 밀이삭을 새겼습니다. 1디나르는 순금 21캐럿의 순도에 무게 4.25g으로 금 시세로 환산하면 우리 돈 16만 원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 금화가 실제 널리 유통될지는 의심스럽습니다. IS가 자신들 주장대로 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지, 또 금화에 금이 많이 들어갔을지 믿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금화에 들어 있을 사람들의 '피'를 생각하면 꺼림칙합니다. IS의 금은 잔혹한 학살과 강탈, 밀거래를 통해 모은 피묻은 귀금속이기 때문입니다.

피묻은 금화인 IS의 '디나르' 이슬람 선지자의 시대를 되살리겠다며 무차별 살육을 저지르는 극단주의 집단의 광기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상징입니다.

기획/구성: 임찬종 그래픽: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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