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___ 입니다.
0.5톤에 육박하는 육중한 몸이지만 100m를 12초 만에 내달리는 날쌘돌이입니다.
영하 30도를 밑도는 혹한의 겨울에도 두터운 지방층과 두 겹의 털로 꿋꿋이 견뎌냅니다.
누군가는 저를 가장 무시무시한 육상 포식자로 부를 정도로 무섭고 강인하기까지 합니다.
끝이 안 보이는 얼음판과 살을 에는 눈보라의 세상에서 저희는 제왕으로 군림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 저희는 절반 가까이 사라졌습니다.
저희가 뛰어 놀던 얼음판도 지난 40년 동안 60% 넘게 사라졌습니다.
제가 살던 곳이 점점 따뜻해져 얼음은 녹아 내렸고, 저희 배를 채워 주었던 동물들도 점점 사라졌습니다 .
이젠 점점 예전처럼 배부르게 먹고, 신나게 뛰어 노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 곳이 점점 살아가기 힘겨워지고 있습니다.
저는 북극곰입니다.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