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25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2회 국제유소년 U-15(15세 이하) 축구대회 취재차 5년 만에 다시 평양을 찾은 한국 언론들의 눈에는 '새 원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우상화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성공단, 금강산 등에서는 남한 언론의 취재가 이따금 이뤄졌으나 수도인 평양에 기자들이 발을 들인 것은 2010년 5.4 대북 제재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5.4 조치 뒤 김정은 정권은 들어섰습니다.
평양시내 곳곳에서는 아직 30대 초반에 불과한데다 아버지처럼 확실히 후계 구도를 다지지 못한 채 권력을 잡은 김 제1위원장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노력의 흔적이 보였습니다.
평양 시내 주요 건물에는 하나같이 체제를 향한 충성을 강조하는 붉은 글씨나 붉은 바탕의 대형 간판, 플래카드가 걸려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보이는 글귀는 '경애하는 김정은 장군님께서 올해 신년사에서 말씀하신 강령적 과업을 철저히 완수하자'였습니다.
원래 작은 군 승마 훈련장이었으나 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2014년 1.8㎞의 코스를 갖춘 대형 승마장으로 탈바꿈한 미림승마장에서도 우상화 의도는 쉽게 발견됐습니다.
20일 오전 취재진과 대회 관계자들은 미림승마장을 견학했습니다.
승마장 안내원은 먼저 가장 안쪽에 있는 혁명사적교양실로 방문객을 이끌었습니다.
첫 번째 방에는 입구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김일성 주석, 왼쪽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승마 관련 유품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가운데 벽에는 왼쪽부터 김 주석, 김 국방위원장과 함께 김 제1위원장의 사진이 차례로 걸려 있었습니다.
사진 아래에는 '말들이 대렬훈련을 잘 해두어야 하겠습니다.
지금은 말을 전쟁에 리용하지 않지만 군대의 위용을 보여주는 면에서는 군마가 중요합니다.
김정은'이라는 문구가 큼직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두 번째 방은 김 제1위원장의 물품으로만 채워져 있었습니다.
김 국방위원장이 어린 김정은을 안고 말에 먹이를 주는 1986년 사진과 김 국방위원장과 소년 시절의 김 제1위원장이 나란히 백마를 타고 천천히 달리는 사진이 성인 남성 상체 크기의 큼지막한 액자에 걸려 있었습니다.
모두 김 제1위원장이 김 주석, 김 국방위원장과 '동급'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입니다.
건물 선전 간판들에서 두 번째로 많이 눈에 띈 문구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였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체제를 매우 안정적으로 이끌었던 두 선대와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하면서도 그들의 유산에 기댈 수밖에 없는 김 제1위원장의 고민이 엿보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경애하는 장군님"…평양서 확인한 김정은 우상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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