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셋집을 임차하려는 세입자의 어려운 처지를 이용해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을 받도록 해 수억 원을 가로챈 부동산중개업자가 붙잡혔습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9억5천만 원가량의 전세자금대출 및 사업자금 등을 편취한 부동산중개업자 허 모(33)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허 씨는 2012년 12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 한강이 보이는 주상복합 아파트 1채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원 주인 박 모(45)씨의 명의를 도용해 허위 전세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담보로 1억6천만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허 씨는 이듬해 1월 오 모(33)씨와 2월 이 모(33)씨에게 이중으로 이 아파트를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허 씨는 이들에게 보증금과 월세를 적게 받거나 아예 받지 않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허위 전세계약서를 쓰게 했으며, 이 계약서를 가지고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3억7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이 씨에게는 사업 자금 명목으로 1억7천만 원을 따로 받았습니다.
오 씨와 이 씨는 새집에 입주하고 나서 이중계약 사실을 알고 이를 따졌으나, 오히려 허 씨는 "어차피 혼자니 방 하나씩 나눠서 살아도 되지 않느냐"고 이들을 설득했습니다.
이들은 두달가량 함께 살다가 허 씨가 대출금을 갚지 않아 은행으로부터 압류가 들어와 집을 나가게 돼서야 그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허 씨의 범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해 6월 전세보증금 2억5천만 원을 받고 새로운 세입자 박 모(42)씨와 계약하면서 설정된 근저당 2억7천만 원을 갚겠다고 했으나 이를 갚지 않아 집이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허 씨는 서울 중랑구에 28억짜리 건물을 매입할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아파트를 매도한 박 씨도 허 씨의 사기 행각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들은 대부분 거주할 집이 절실히 필요한 30∼40대 남성으로, 허씨가 적은 보증금과 월세만 내고 전망 좋은 아파트에서 살게 해주겠다고 한 데 혹해 허위 전세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금융감독원 등 관련 기관은 한 아파트가 여러 번 대출 담보로 쓰일 수 없도록 은행 담보 대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곤궁한 세입자 꾀어 전세금대출 가로챈 중개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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