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과서의 한자 병기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가 오늘 오후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 교원문화관에서 개최한 한자교육 공청회에서 시민단체들이 충돌하는 등 파행을 빚었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박용규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교수는 "교육부가 한자단체들의 요구에 굴복해 초등학교 교과서의 한자 병기를 추진하고 있다"며 "한자교육 활성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교육부는 인문·사회적 소양 함양을 위해 한자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해할 수 없다"며 "인문·사회적 소양 함양은 박물관 견학이나 체험활동, 독서를 통해 이뤄진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희정 서울 유현초 교사는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면 현실적으로 교사나 학생 모두에게 학습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며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학습하는 기계, 괴물 같은 존재로 키우고 싶지 않다"고 역설했습니다.
한말글문화협회 등의 단체로 구성된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 도 행사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 교과서의 한자는 1970년 박정희 정부에서 폐기됐고 46년 동안 초등교육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교육부는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할 것이 아니라 어려운 한자말을 우리말로 바꾸는 정책연구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진태하 인제대 교수는 "농부가 좋은 농기구를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많은 수확을 올릴수 있는 것처럼 어려서부터 문자를 많이 아는 것은 개인 생애에 도움이 된다"며 초등학교 3학년부터 한자를 교육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그는 "현재 많은 학부모가 한자교육이 필요함을 깨닫고 사설학원을 찾아 한자교육을 하고 있다"며 "그것을 막기 위해 학교에서 정규교과과정에 넣어 한자교육을 하려는 것인데 학부모에게 경제적 부담을 준다는 것은 절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늘 행사는 당초 오후 2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한자 병기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피켓을 들고 단상 앞에서 시위하면서 30여분 늦게 시작됐습니다.
지난주 한자 병기 문제를 논의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지만, 행사장에서 '초등학교 한자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라고 적힌 현수막을 보고 항의에 나선 겁니다.
이들은 한자교육의 활성화를 전제로 한 공청회였다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수막을 내리라고 요구했고 주최 측이 이를 받아들여 공청회가 열릴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청석에서 한자 병기를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사이에 욕설이 섞인 고성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