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월드리포트] 다가오는 9월…"이래도 미국은 금리를 올릴까?"

안갯속 세계경제…뇌관이 될 美 금리인상

[월드리포트] 다가오는 9월…"이래도 미국은 금리를 올릴까?"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4년 만의 최악의 날이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5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점과 비교하면 10.1%나 밀려났다. 월가에서 '조정'(correction)으로 분류하는 10% 낙폭에 들어선 것이다.

S&P 500과 나스닥은 조정 영역까지 들어가진 않았지만 21일 하락폭은 2011년 이후 최대였다. 최근들어 미국 증시와 동조화가 한결 심해진 유럽증시도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와 네덜란드 증시는 역시 조정의 영역에 들어섰다. 이어지는 악재 속에도 현 주가 수준의 맷집이 단단하다고 믿었던 월가 투자자들의 기대가 무너지는, 글로벌 경제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하는 순간이었다.


● 월 스트릿을 흔들기 시작한 중국변수

'패닉'의 원인은 중국이었다. 전날 상하이지수의 재급락보다 시장을 흔든 것은 6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인 중국의 제조업 지표(지수)였다. 해외보다 국내의 이슈에 집중했던 월 스트리트는 8월 들어 중국을 주목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큰 돈을 움직이는 펀드매니저들이 특히 불안해한 것은 '중국에서 분명히 뭔가 일어나고 있지만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2분기의 예상을 벗어난 미국 기업들의 실적부진, 여기에 찜찜했던 중국 경제 내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구체적 지표가 나온 것이 불안감을 극대화시켰다. 그동안 정부 차원의 통계 '마사지'의혹이 상존해왔던 중국인데도 6년여 만에 가장 낮은 지표가 나왔다는 것도 위기감을 더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미국이 과연 다음 달 9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마디로 9월엔 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 공개된 미 연준 위원들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회의록이 추리의 출발점이다. 7월 회의에서 나온 중론은 대략 '이제 금리를 올릴 여건에 근접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은 '일부 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금리인상 조건으로 언급해왔던 2가지 가운데 고용시장은 상당히 개선되고 더 좋아질 것으로 봤지만, 물가상승률이 2%까지 간다는 징후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당시에도 중국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왔었다. 일부 위원들은 상황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었다.

하지만 당시는 중국이 그처럼 극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절하하는 조치를 단행하기 전이었다. 미국 입장에선 이제 중국변수가 더 심각해졌고, 구체화됐다. 미 통화당국이 주시해야할 주요 변수로 올라선 셈이다.

● 중국 경기둔화와 미국경제의 함수

수차례 느껴왔지만, 미 정부, 혹은 통화당국인 연준은 비교적 외부 악재에는 흔들리지 않는 편이다. 그들의 기준은 오직 해외변수가 있다면, 그 변수가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보는 것이다.

신흥국과 다른 유럽국가들의 통화 안정을 위해 미국이 필요한 금리인상을 미룰 수 있다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한다. 그렇다면 중국 변수는 미국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세계에서 경제규모 2위의 대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는 무엇보다 위안화와 아시아권 통화에서 자금이 이탈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더 부채질하게 된다. 이것은 이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당연히 셰일가스 특수로 막대한 비용절감을 바탕으로 살아나고 있는 미국의 수출, 그것도 오바마 행정부가 가장 공을 들여왔던 제조업에 타격을 주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국제유가, 원자재값의 하락과 맞물려 물가 하락의 압박을 주게 된다. 한가지 더 재미있는 것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린 상황에서, 미국은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서 저금리를 끌어가야 할 필요성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상식적 판단이라면 9월 금리인상은 미뤄야 마땅하다.

그런데 월가의 많은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미뤄야할 적지않은 징후가 보인다고 말하고 있지만. 확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렇게 변수의 성격이 확실한데도 말이다. 미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 사람들의 근거도 합리성과 설득력이 있다.


● 옐런 의장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 중 한가지는 정말 심각한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쳐올 때를 대비하기 위해 미국 통화당국의 카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또는 정치적으로도 더 이상의 양적완화는 어렵다. 그동안의 천문학적 돈 뿌리기에도 그 정책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미 금융권의 지하금고로 흘러들어 긴 잠을 자고 있는 막대한 현금이 언젠가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었다.

그렇다면 위기가 왔을 때 금리를 내려서 대응해야한다. 연준 입장에선 현행 제로금리를 미국 경기가 조금이라도 살아난 지금 시점에 올려놓아야만 다시 금리인하 카드를 손에 쥘 수 있다.

또 한가지는 9월에 금리를 올리더라도 0.25%의 소폭이 될 것이며, 연말까지도 금리는 0.5% 이상으로 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타격이 없다는 것이다. 올라도 사실상의 '제로 금리'다.

다만 옐런 의장이 우려하는 것은 글로벌 악재가 만연한 상황에서 연준이 과감히 행동을 취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지금은 위기라는 과도한 심리적 영향을 주게 되는 시나리오이다.

금리인상 자체가 소폭이고 실질적으론 별 것 아닌 조치인데, 그 정서적, 상징적 의미를 시장이 너무 크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게 부담인 것이다. 아마도 이런 부담이 없다면, 시장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보인다는 확신만 있다면, 옐런 의장은 주저없이 9월에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현지시간 16~17일)까지는 20여일 정도가 남아있고, 남은 기간의 발생 요인들이 미 연준의 최종 판단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다시 한번 드라마틱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위안화 추가 절하가 아닌 대규모의 양적완화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 

또 이번 주 미 정부가 발표할 2분기 GDP 성장률과 소매지표, 그리고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나올 미국의 8월 고용지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작지 않은 변수이다. 그동안 9월 금리인상 전망이 7대 3 정도로 우세했다면 지난 주말부터는 5대 5의 상황으로 바뀐 것 같다. 이제 남은 기간의 변수들이 마지막 역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