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의심되는 프랑스 고속열차 총격범이 유럽 내 여러 국가를 자유롭게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럽의 국경자유통과협정(셍겐조약)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총격범이 별다른 제약 없이 유럽 여러 나라를 옮겨다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경 통과에 여권을 없앤 셍겐지역이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21일 네덜란드에서 출발해 프랑스로 가는 탈리스 고속열차에서 총격 등으로 승객 3명을 다치게 한 뒤 제압된 아유브 엘 카자니(26)는 유럽에서 살면서 셍겐지역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로코 출신인 엘 카자니는 스페인에서 7년 동안 합법적으로 체류했으며 벨기에,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등에 여행하거나 살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부 언론은 그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여행을 떠났다가 불과 석 달 전에 유럽으로 돌아와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엘 카자니는 스페인에 살 때 현지 정보 당국이 주시한 이슬람 사원에 드나들었으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을 받았습니다.
FT는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의 대테러 정보기관에서도 주목했던 이 용의자가 유럽을 활보하면서 총격 사건을 준비하고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경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자국과 연결된 고속열차가 운행하는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에 열차 경비 강화 방안을 긴급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유럽연합(EU)은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셍겐조약은 협상할 수 없으며 개정할 계획도 없다면서도 셍겐조약과 양립하는 범위에서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당일 범인이 탄 탈리스 고속열차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벨기에 브뤼셀을 경유, 프랑스 파리에 도착할 예정이었습니다.
이 고속열차가 지나는 국가가 모두 셍겐 가입국이라 여권이나 보안 검사는 이뤄지지 않습니다.
다만, 셍겐조약 가입국이 아닌 영국을 잇는 고속열차에서는 이런 검사가 진행됩니다.
엘 카자니는 자동소총 1정과 자동 권총 1정, 탄창 9통 등 200명은 살상하기에 충분한 무기를 갖고 브뤼셀에서 고속열차에 올라탔으나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습니다.
1995년에 채택된 셍겐조약에는 EU 회원국 다수와 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 등 모두 22개국이 가입돼 있습니다.
가입국은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도록 해 역내에서 시민에 대한 조직적 검문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프랑스 고속열차 총격범 유럽 내 활보 드러나…셍겐조약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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