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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세계 챔피언 복싱선수가 탁구채를 잡은 이유는?

[취재파일] 세계 챔피언 복싱선수가 탁구채를 잡은 이유는?

배재학 기자 jhbae@sbs.co.kr

작성 2015.08.20 09:20 수정 2015.08.20 09: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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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세계 챔피언 복싱선수가 탁구채를 잡은 이유는?
현재 국내에는 여성 복싱 챔피언이 10명 정도 있는데, 이 가운데 10년 넘게 챔피언 벨트를 지키고 있는 단 한 명의 선수가 있습니다. 아시아 선수 최다 방어기록을 가지고 있고, 여자 복싱 스트로급 통합 세계 챔피언 박지현 선수입니다. 이런 박 선수의 하루일과는 다소 특이합니다.

낮에 그녀가 향하는 곳은 초등학교 탁구부, 여기서 초등학생들에게 탁구를 가르칩니다. 그리고 곧바로 체육관으로 가서 기본 체력을 다지고 강훈련을 이어갑니다. 세계 챔피언인 그녀가 낮에는 탁구 코치로 밤에는 복싱 챔피언으로 살아가는 이유는 다름 아닌 생계를 위해서입니다. 복싱만으로는 생활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비인기 종목인 복싱선수들의 현 주소입니다. 박선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탁구선수로 활약하다 20살이던 지난 2004년에 우연히 복싱을 접한 뒤 종목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복싱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인 31살, 어렵게 획득한 챔피언 벨트를 지키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늦은 시간, 뉴스 스튜디오를 찾은 박 선수는 다부진 체력에 날카로운 눈매를 가졌지만, 인터뷰 내내 활기차고 환한 미소를 짓는 멋진 여성이었습니다.

다음은 지난 18일 나이트라인 초대석에 출연한 박지현 선수와의 일문일답입니다. Q : 먼저 시청자들에게 자기 소개부터?

 - 안녕하세요. 저는 세계 3대 기구 스트로급 세계 챔피언 박지현입니다.

Q : 지난 8월 1일이죠. 세계 3대 기구 통합 타이틀 매치 1차 방어전에서 판정승을 거두셨는데, 세계 3대 기구 통합 타이틀매치가 어떤 건지 설명 좀 해 주시죠.

- 현재 여자 기구가 10개 정도 되는데 그중 제가 IFBA, WIBA, WIBF의 챔피언 자리에 있습니다.

Q : 복싱한지 10년 정도 되셨는데 지금까지 전적이 어떻게 되시는지.

 - 현재까지 전적은 24전 22승 6KO 2패가 됐습니다.

Q : 대단한 성적이네요. 의외로 초등학교 때는 탁구선수를 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복싱은 시작하게 된 건가요.

 - 어려서 탁구를 10년 정도 했었고, 취미로 다른 운동도 해보자 하고 시작했던 것이 복싱이었고, 운동을 했던 터라 습득력이 빨라서 선수까지 전향하게 됐습니다.

Q : 부모님이나 주위의 반대도 있었을 텐데 어떠셨는지.

- 부모님과 가족의 반대가 심했어요. 제가 막내다 보니 부모님이 흉터가 남을것이라는 걱정이 많으셔서 반대를 많이 하셨는데 제가 그때는 복싱을 너무 하고 싶은 마음에 몰래 시합을 다니고 그랬어요.
 
Q : 챔피언 벨트가 3개 있는데, 보시면 어떠신가요. 주로 체육관에 두시는지.

- 저 세 벨트는 체육관에 두고 있는데, 항상 와서 관장님께 인사 드리고 저 벨트들을 보면서 마음가짐을 다잡고 훈련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Q : 10년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 가장 행복했던, 보람된 순간은.

-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제가 세계 챔피언이 되고자 하는 목표를 이뤘을 때, 정말 세계의 가장 높은자리에 올랐을때가 가장 좋았던 기뻤던 순간입니다.

Q :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요. 

- 아무래도 복싱이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제가 세계 타이틀이라는 큰 시합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고, 흔한 기사 하나 없을 때 아쉬운 면이 있더라고요.

Q : 비인기 종목이라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10년 동안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키다 보면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요?

- 다른 사람들이 세계 챔피언이라고 하면 돈도 많이 벌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만은 않아요.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도 그렇고, 시합을 주최하는 과정에서도 그렇고 어려움이 굉장히 많고 생활을 넉넉하게 할 수가 없어요.

Q : 박지현 선수가 이 정도면 다른 선수들은 더 힘들다고 봐야겠는데, 그래서 탁구 코치를 하고 있다고.

-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해 왔던 것이 탁구이다 보니 낮에는 초등학교에서 탁구 코치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저녁때는 체육관에 가서 본 운동인 복싱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물론 두 가지 일을 한다는 것이 힘들죠. 아무래도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고 열정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스포츠다 보니 힘들어요.

Q :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 지금 현재 계속 하고 있는 최다 방어를 그 누구도 쉽게 깨지 못하는 기록을 남기고 싶고, 외국 시합을 가서도 패가 아닌 승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 [나이트라인 - 배재학의 0시 인터뷰] 박지현 '세계 3대 통합 타이틀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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