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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서울 35.6도, 대구 28.2도…서울이 더 더운 이유

[취재파일] 서울 35.6도, 대구 28.2도…서울이 더 더운 이유
하루 전만 해도 새벽에 귀뚜라미 소리가 더 컸는데, 오늘은 다시 매미가 힘을 냈습니다. 요란한 매미소리,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지만 어찌 보면 이 시끄러운 매미들의 향연은 불볕더위의 예고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물러갈 때가 된 매미가 다시 힘을 낸다는 것은 한 낮의 햇볕이 그만큼 뜨겁다는 신호인 것입니다.
 
그래서 인가요? 오늘도 어김없이 한 낮의 기온은 높게 올라갔습니다. 오후 4시 현재 전국 최고기온은 자동기상관측망인 경기도 여주시 홍천면에서 기록했는데요, 36.2도까지 기온이 치솟았습니다. 역시 자동기상관측망인 경기도 시흥시 포동이 35.8도로 다음을 차지했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기온이 높았던 서초구도 오늘 최고기온이 35.6도까지 치솟았습니다.
 
기상청 관측소의 기온으로는 강원도 홍천이 33.9도로 가장 높았고, 영월 33.7도, 대전 33.2도를 기록했습니다.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 서울기후관측소의 공식 기록은 31.7도로 나타났는데요, 더위하면 떠오르는 대구의 기온은 오늘 28.2도에 머물렀습니다.
 
대체로 오늘 기온 분포를 살펴보면 두드러진 특징 하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태백산맥과 같은 백두대간의 서쪽 지역 기온이 동쪽에 비해 높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특별히 비가 온 것도 아니고 늦여름이기는 하지만 아직 남쪽의 더운 공기가 완전히 물러간 것도 아닌데 왜 서울 기온이 대구보다 더 높았던 것일까요? 그 원인은 우리나라를 둘러싼 기압배치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한여름 때와는 달리 동풍이 불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풍이 분다는 것은 바다로부터 습기를 잔뜩 머금은 상대적으로 선선한 공기가 다가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동해안에는 구름이 많아지고 기온도 떨어집니다. 강릉의 최고기온이 오늘 28.7도에 머문 것은 바로 이 때문이고, 대구 역시 동쪽에서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았던 것이죠.
 
동풍이 불면 자연스럽게 공기가 높은 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이동하는데, 이 때 산을 넘은 공기가 서쪽으로 향하면서 점차 건조해지고 데워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서쪽지방의 기온이 높은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른바 푄현상이 바로 그것입니다.
 
바람이 남서풍에서 동풍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단순한 변화로 볼 수도 있지만 더위의 주체인 북태평양 고기압의 중심이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제 여름이 물러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죠.
 
이번 수도권의 폭염은 오늘이 고비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수요일인 내일은 오늘보다 기온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이에 따라 서울과 경기, 충북 일부에 발효 중이던 폭염주의보가 오후 4시를 기해 해제됐습니다.
 
그동안 강한 힘으로 폭염을 몰고 온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제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앞으로의 날씨는 더욱 변화무쌍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장악하고 있던 한반도에서 필연적인 힘의 공백이 생기면서 그 틈을 노린 북쪽의 찬 공기가 밀려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일본 남쪽 먼 바다를 이동 중인 15호 태풍 ‘고니’와 16호 태풍 ‘앗사니’도 호시탐탐 한반도를 노리고 있습니다. 일본으로 향하고 있는 16호 태풍보다는 15호 태풍이 더 걱정인데요. 진로가 조금 더 알려지면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15호 태풍 ‘고니’는 대한민국이 제출한 이름이고 16호 태풍 ‘앗사니’는 태국 말로 번개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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