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최저임금 6,030원이면 한달에 128만 원 벌 수 있나?

[취재파일] 최저임금 6,030원이면 한달에 128만 원 벌 수 있나?
법이 보장하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6,03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올해 5,580원보다 8.1% 오른 금액입니다. 이렇게 매년 최저임금은 꾸준히 오르는 듯 하긴 한데, 실제 생활에서는 이 인상폭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한 최저 수준의 임금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 사람들은 누구도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최저임금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실제 생활 모습은 어떨까요? 객관적인 실태를 파악해보기 위해  국내 최대 구직사이트인 알바천국에서 구직 활동을 하는 2,0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해봤습니다.
전체 응답자 2,020명 가운데 418명, 즉 20.69%가 최저시급 미만을 받는다고 답했습니다. 알바생 5명 중 1명은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5,580원도 못 받는다는 얘깁니다.

법으로 보장하는 최저임금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돼 있습니다.(최저임금법 28조) 하지만 현실은 이 설문조사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20% 이상이 이 규정을 안지키고 있다는 얘깁니다.

법 위반시 부과되는 형벌도 만만치 않은데 왜 이렇게 최저임금제도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걸까? SBS 뉴미디어부 임찬종 기자가 쓴 기사 내용이 그 이유를 잘 설명해줍니다.

2014년 한 해 동안 최저임금 지급 의무를 위반해 적발된 건수는 832건입니다.(참여연대 '근로감독 보고서 1')
하지만, 이 가운데 사법처리된 건 수는 16건에 불과합니다.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을 주다 적발돼도 처벌될 확률은 1.9%인 것입니다.  처벌될 가능성이 1.9%라면 한 번쯤 위반의 유혹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정부의 근로감독도 소홀해지는 추세입니다.  

최저임금법에 대한 근로감독 실시업체 수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계속 감소하고 있고,  2014년도 6월까지의 통계를 볼 때 감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법을 어기더라도 처벌과 단속이 이 정도에 불과하다면 최저임금의 의미는 퇴색하는 것 아닐까요?

▶ [카드뉴스] 안 지켜도 그만?…최저임금 1.9%의 유혹

최저임금의 인상폭이 어느 선이 적당하느냐를 놓고 따지기에 앞서 최저임금 규정 위반을 철저하게 단속하고 처벌해서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올해 최저임금은 간신히 넘겼지만 내년 최저임금인 시간당 6,030원보다는 적게 받는다는 답변은 2,020명 중 884명, 무려 41.78%나 됩니다. 이 때문에 내년 최저임금 6,030원이 가장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는 적정한 수준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최저 임금이 정해지는 수준에 따라 딱 그 만큼만 알바생들의 임금이 마지못해 인상되는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해석하는 게 현실에 더 부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급 만원 이상을 받고 있다는 대답은 총 100명, 4.96%로, 20명 중 한 명 꼴로 나타났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인 시급 6,030원을 보통 월급으로 환산하면 126만 270원이라고 계산을 합니다. 단순 수치상으로만 계산해보면 맞는 말인데, 현실에서도 과연 그럴까요?

전체 2,020명 중에 시급 6천원 미만을 받는다는 답변이 1,262명 62.47%였습니다. 계산식대로라면 758명 즉 37.53%는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다는 말이니까 논리적으로 한달에 128만원 이상은 벌고 있다는 답변이 그만큼은 나와야겠죠.

하지만 한달에 120만원 이상 번다고 대답한 숫자는 전체 2,020명 중에 고작 290명에 불과했습니다. 전체 응답자 중 14.35%에 그쳤습니다. 37.53% 대 14.35%,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시급 6,030원을 받으면서 한 달에 128만270원을 벌려면 한달에 209시간을 일해야 합니다. 하루 8시간을 일한다고 한다면 26.125일을 일해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물론 하는 일에 따라 근무 형태는 각양각색일 수 있으므로 평균이 그렇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알바생 7명 중 한 명 정도만 월 120만원 정도 수입을 얻는다고 답했고, 이는 대부분의 알바생이 한달에 209시간을 일할 만큼 근무 조건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말입니다.

실제 알바생들은 몇 시간 정도 일을 하는걸까요?
일주일에 45시간 정도를 일해야 한 달 기준으로 200시간 이상 일하는 걸로 계산될 수 있습니다. 실제 일주일 근무 시간이 45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215명, 10.64%에 불과했습니다. 

최저임금 6,030원을 받더라도 한달에 128만원을 벌기 위한 노동시간이 보장된 사람은 10명 중 한 명 꼴이라는 겁니다. 최저임금인 시급 6,030원을 받는다고 해도 대부분의 알바생이 한 달에 128만원의 수입을 보장받고 있지는 않다는 겁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