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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앞에 붙은 세 글자 '위안부'…숨죽인 가족들

<앵커>

그동안 우리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과 피해를 주로 얘기해 왔습니다만, 이분들과 함께 고통의 세월을 인내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엄마나 아내로 둔 가족들이 바로 그들인데, 한세현 기자가 위안부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숨죽여 살아온 가족들의 고통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열아홉 꽃다운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가야 했던 과거, 어머니는 차마 당신 입으로는 얘기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김미숙/일본군 위안부 김경순 할머니 딸 : 자식들이 알까 봐 사진도 감추시고 그러셨어요. 부끄러워 누구에게도 말씀할 수가 없으셨던 거 같아요.]

위안부의 자식으로 불리는 게 어떤 일일지 잘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김영만/위안부 故 길갑순 할머니 아들 : 위안부  몸 팔았던 집 애들이야. 와전됩니다. 창녀래, 창녀 집이래. 아이들이 견딜 수 없는 거예요.]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아내의 고백, 남편으로선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행여 자식들이 알까 봐, 평생 가슴 졸이며 살다 간 아내에게 왜 더 잘해주지 못했을까 지금 남편은 자책합니다.

[송선호/위안부 故 김외한 할머니 남편 : "뭐 하러 그런 데 갔노?"(라고 물으니) "가고 싶어 갔나. 붙잡혀갔지." 라고 얘기해요. 그러니 뭐 내가 원망해봤자 소용없고.]

전쟁터로 끌려간 수많은 여성들 가운데 238명만이 '나는 위안부였다'고 용기를 내 일본군의 성노예 범죄를 고발했습니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결코 쉽지 않은 고통스러운 결단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식과 남편들도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을 아프게 보듬어야 했습니다.

(영상편집 : 염석근)    

▶ 참혹한 기억…'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 영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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