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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잔재 그대로 방치…갈 길 먼 '친일재산 환수'

<앵커>

친일 행위자들의 재산을 환수하기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됐습니다. 정부 조사위원회 활동을 거쳐서 800억 원 상당의 친일 재산이 국가에 귀속됐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김아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은평 뉴타운이 들어서기 전 도로였던 땅 11곳.

조선 왕실 종친으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이해승이 일제 강점기 때 갖게 된 토지입니다.

이해승의 후손이 2006년 이곳과 포천시 임야 등을 200억 원대에 처분하자, 정부는 친일 재산을 처분해 얻은 부당 이득이라며 환수 소송을 냈습니다.

[SH 공사 직원 : 어차피 보상법에 따라서 이뤄지는 거니까요. 그 당시에는 그런 상황을 모르고….]

이 소송을 포함해 이해승 관련 소송 두 건이 마무리되면, 친일 재산 조사위원회 활동을 통한 재산 환수는 사실상 종료됩니다.

조사위가 국가 귀속 결정을 내린 토지는 1천만㎡ 가량, 하지만 친일 후손들이 제기한 소송에 져 19%가량은 결국 환수에 실패했습니다.

[장완익 변호사/前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 사무처장 : 아쉬움이 있죠. 저희들 입장에서는 조금 더 역사적인 사실 관계라든지, 고려할 필요가 있고….]

그럼 국가로 귀속된 땅은 어떨까요? 민영은 일가가 소유하던 이 일대 토지는 지난 2009년 친일 재산으로 확인돼 국고로 귀속됐습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민영은의 묘지가 남아있는 등 흔적은 남아 있습니다.

국유지가 됐지만 그냥 방치돼 있는 겁니다.

[청주시청 직원 : 국가보훈처 땅으로 (돼 있어요.) 그러면 땅 주인 이 처리를 해야 해요. 어떤 식으로든.]

[보훈처 직원 : 매각이 목적이에요. 이 토지를 저희가 사용하는 게 아니고….]

2010년 친일 재산 조사위 활동 종료 이후 드러난 친일 재산도 있었습니다.

민영은의 후손들은 청주 도심의 도로 등 1천 800여 ㎡ 땅에 대해 2011년 소유권을 주장하며 청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친일의 대가로 받은 땅이라는 점이 인정됐고 해당 토지는 환수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김성진/前 민영은 후손 토지소송 시민대책위원장 : (다른 친일 행위자 친일파 후손들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신들의 토지 소유에 대한 주장을 계속 할 것인데요.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제도나 정책이 지금 뒷받침이 안 되어 있는 상태이거든요.]

또 기존의 친일 재산 환수 작업이 부동산 위주로 이뤄진 만큼, 귀금속이나 고서화 같은 동산에 대한 환수 작업도 장기적으로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영상취재 : 제 일·조창현·신동환,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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