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약국에 가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취재파일] 약국에 가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국에 간다. 병원에서 설명도 들었는데, 약을 받을 때마다 항상 궁금한 게 있다. 부작용은 없을까... 특히, 만성질환으로 오랫동안 약을 먹어야할 때는 걱정이 더 많이 된다. 물어보고 싶지만, 약국에 사람도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 같고, 약사도 귀찮아할 것 같고, 그냥 몸에 이상만 없으면 되지 하고 그만두고 만다. 누구나 약국에서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내가 급하지만 않다면, 뭐든 다 물어봐도 좋다. 그래도 된다. 약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건 약국과 약사의 '의무'이다. 약사법에도 규정이 있다. 이른바 '복약지도'라고 한다. 약의 이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 약인지,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어떤 약과 같이 먹으면 안되는지, 모두 알려주도록 법에서 정하고 있다. 직접 말로 설명해줘도 되고, 따로 적어줘도 된다. 이메일 같은 전자문서로도 가능하다.

사실 과거 몇 년 전만 생각해봐도, 약국에서 "아침 점심 저녁 식후 3번 드세요~" 듣는 게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 짓기까지 5분, 설명 5초, 계산 5초면 끝! 언젠가부터 약사들의 설명이 좀 길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몇 군데 약국을 돌아 보았더니, 조제해서 환자에게 주는 약을 꼼꼼히 카메라에 찍으며 제대로 나갔는지 기록도 하고, 물약은 통에 눈금까지 그어주며 설명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더불어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약 봉투에 약 이름과 용량이 적혀 있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진짜 최근 들어서는 약 봉투에 약에 대한 정보가 깨알 같이 적혀 있거나, 따로 안내문을 넣어주는 곳도 많아졌다. 약 사진도 함께 있어서, '아, 내가 이런 약을 먹고 있구나'라는 정보도 얻게 된다. 사실 그 동안은 약 이름을 보고, 이게 무슨 약인가 검색사이트에서 찾아보고는 했다. 하지만, 그것도 인터넷에 익숙치 않은 중노년층에게는 좀 힘든 일이었다. 약 종류가 여러가지일 때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어머니만 해도, 드시는 약이 하루에도 족히 10가지는 되는 것 같은데, 뭔지 모르니까 약국에서 일일이 물어보고 견출지를 따닥따닥 붙여 놓으셨다. 안 그러면 까먹기 때문이다.
몇몇 약국에서는 이미 2000년을 전후해 약 설명서를 동봉하는 방식을 써오고 있었다. 의약분업 전에는 서울대병원이 대표적이었고, 이후에는 대형 병원 위주로 'PM2000'이라는 약국 프로그램에서 약봉투를 이용해 복약지도를 해오고 있다. 현재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국 약국 2만2천여 곳의 약국 가운데 80% 정도는 서면 복약지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서는 복약지도가 너무 꼼꼼히 되면, 약에 대해 불안감이 큰 환자들(?)이 일부 약을 빼놓고 먹기도 한다며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부작용까지 안내를 하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약은 서로의 효능을 상승시키거나 부작용을 막는 작용을 위해 조제된 것이니 특별한 지시가 있지 않는 한은 다같이 먹는 게 좋다고 한다. 불안할 때는 꼭 의사, 약사에게 물어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또, 우리가 조제하는 약에는 복약지도료 명목으로 건강보험 수가가 포함이 되어있다. 무려 720원. 우리가 지불하는 건강보험료에 포함된 비용이기에, 우리가 조제약에 대해 궁금한 것은 다 물어볼 권리가 있다는 얘기이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이 비용이 과도하다며, 적절한 복약지도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복약지도는 약사의 의무이자, 환자의 권리이기도 하다. 그런만큼, 물어볼 건 꼭 물어봐도 된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