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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종업원의 찌개국물 화상 사고, 손님이 30% 책임지라고?

▷ 한수진/사회자:
 
뉴스에 나오는 법률 이야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법은 이렇습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제혁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어떤 법 얘길 나눠볼까요?
 
▶ 임제혁/ 변호사:
 
네, 오늘은 전형적인 손해배상 사건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인터넷에서 많은 네티즌들이 갑론을박 했던 사안인데요, 식당 종업원이 흘린 찌개국물에 유모차에 타고 있던 아이가 화상을 입은 사안입니다. 여기서 식당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지, 식당의 책임을 제한할 이유가 있는지 등 손 해배상의 범위와 관련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먼저 어떻게 하다가 음식점에서 찌개 국물이 흘러 아이가 다치게 되었는지 살펴볼까요?
 
▶ 임제혁/ 변호사:
 
일가족 다섯 명이 식사를 하러 갔구요, 유모차에 들어있던 애기는 식탁 옆 좁은 식 당통로에 유모차 채로 두었습니다.  이 식당의 종업원은 뚝배기에 담긴 찌개를 운반 하다가 뜨거운 국물의 일부를 유모차에 쏟았습니다.
국물은 아이의 허벅지에 흘러 전치 4주의 2도 화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음식점을 상대로 소송을 걸 정도로 심하게 다친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예, 아기는 17세 이후 피부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작은 화상은 아닌 것이죠. 그래서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는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라는 반응이, 다른 한 편에서는 뜨거운 것이 머리위로 오가는 좁은 식당 통로에 유모차 채로 아이를 두는 것이 말이되냐 라는 반응이 오갔죠.
 
▷ 한수진/사회자:
 
인터넷에서도 식당 책임이다, 부모 잘못이나 해서 논쟁이 뜨거웠는데, 판결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 임제혁/ 변호사:
 
사실 판결은 그 두가지 논쟁의 내용을 모두 담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그 누군가가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하지 못해야 됩니다. 일단 책임을 지우려는 자에겐 어떤 의무가 있는지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죠. 먼저 법원은 식당 종업원은 뜨거운 음식을 운반할 때 쏟아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해서 식탁에 음식물을 안전하게 놓아야 하고, 아이가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면서, 이 사건의 경우 이러한 주의를 충분히 기울이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쉽게 말해 음식을 조심해서 놔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식당 탓이라고 본 것이지요.
 
그런데 법원은 식당의 잘못을 줄이게 됩니다. 식당 통로가 좁고 그 통로로는 뜨거운 음식이 오가죠? 그런데 그런 통로에 아이가 든 유모차를 둔다는 것은 결국 사고발생의 원인을 일부 구성하는 것이고, 부모의 잘못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 것이죠.
 
그래서 결국 법원은 식당의 책임을 70%만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청구된 치료비 880여만원 중 70%인 620만원에 아기를 포함한 일가족 5명의 위자료 550만원을 더해 총 1,170만원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식당이 100% 책임을 지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부모도 30%나 책임이 있다는 것이군요.
 
▶ 임제혁/ 변호사:
 
네 그렇습니다. 부모 역시 그 좁은 통로에 아이가 든 유모차를 둠으로써 아이가 다치는 데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법원은 그 책임을 약 30%라고 본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식당의 책임을 줄여준 것이군요. 이것이 통상 인정되는 법리인가요?
 
▶ 임제혁/ 변호사:
 
예, 그렇습니다. 좀 어려운 용어로 과실상계라고 하는데요, 과실 즉 잘못 상계, 서로 없앤다, 다시 말해 서로의 잘못을 소위 퉁친다는 것입니다.
 
이때 피해자 측의 잘못, 이 사건에 다친 아기 쪽의 잘못은, 가해자의 잘못과 달리 특정한 의무의 위반을 전제한다기 보다는 발생한 결과에 기여한 정도로 생각 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럼 이 사건에서 인정된 손해배상 액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아야 하나요? 적절한 범위인가요? 사실 이건 손해를 어떻게 보상해야 되는가의 문제에요. 발생한 손해로 국한지어서 배상을 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발생한 손해를 넘어 손해 발생에 잘못이 있으니, 그 잘못에 대한 대가까지 치르도록 할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발생한 손해에 국한지어서 생각하는 것이 우리나라 민법의 논리이구요, 물론 후유 증 등으로 인해 생기는 장래의 손실도 포함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과실, 즉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려는 응보적, 징벌적 내용은 담고 있지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실제 발생한 손해에 국한되어서 배상이 된다는 것이군요. 그럼 위자료는 어떤 것인가요?
 
 ▶ 임제혁/ 변호사:
 
예, 위자료는 우리가 측정할 수 없는 실제 발생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이것 역시 민법의 손해배상의 기본적 틀 내에서 정신적 피해를 살피는 것이죠. 문제는 이것이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왜 얼마 전에 인분교수 사건 있지 않았습니까? 그 사건에서 인정된 위자료가 고작 130만원이었 다는 거, 납득할 수 있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조금 전에 얘기한 과실, 즉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려는 응보적, 징벌적 내용은 우리 법은 담고 있지 않은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네, 소위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제도는 우리 법체계에 아직 도입되어있지는 않습 니다. 일면 다행이라 볼수도 있고, 일면 아쉽다고 볼 수도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징벌적 손해배상이 없다는 것이 다행인 이유는 뭐고, 아쉬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 임제혁/ 변호사:
 
이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제도는 고의적, 악의적, 반사회적 행위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손해배상의 액수를 극대화시켜서 예 방적 효과를 가져오게 하는 제도에요. 쉽게 말해 잘못 걸리면 영영 재기가 어려우니 조심하게 만드는 거죠.
 
그런데 이게 장단점이 있습니다. 한 10년쯤 전의 일인데, 아마 기억하는 분들이 계 실겁니다. 미국에서 한국 이민자가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청바지 한 벌을 분실하는 사고가 생겼어요. 그런데 하필 그 청바지의 주인이 미국 판사였습니다. 그런데 이 판사가, 남의 세탁물을 부주의하게 취급하는 태도에  대해 경종을 울리겠다면서 이 세탁소 주인이 몇 대에 걸쳐 모아도 모을 수 없는 액수의 손해배상청구 송을 낸 적이 있었습니다. 즉 이 제도는 자칫하면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운용될 여지가 있다 는 것이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똑같이 미국인데요, 어느 기업이 아주 나쁜 짓을 한 경우에, 가 령 담배에 들어가는 첨가제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을 지속적으로 넣어온 경우, 이 때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이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다른 어떤 행정적, 형사적 규제 를 떠나 회사의 명운이 다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기업 스스로 조심하도 록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담배회사의 실제 사례이기도 하구요. 다시 말해 점점 국 가적 규제를 벗어나려는 자본주의의 흐름을 가장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렇다고 기업을 소위 장사를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나라 자동차 브랜드 미국에서는 리콜 잘하잖아요. 다 이런 이유입니다. 오히려 시장에 균형과 신뢰를 부여하는 기재가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기업규제의 방법으로 징벌적 손해배상만한 제도가 없다고 하는 것인가요?
 
▶ 임제혁/ 변호사:
 
예, 사실 좋건 싫건 지금의 트랜드는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시키는 작은 정부를지 향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쉽게 말해 규제완화를 뜻하는 것입니다. 즉 정부가 기업 에 대하여 가지는 법적, 행정적 규제를 최소화하자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고삐라는 것이 풀어준다고 능사는 아니에요. 생각해보세요. 나쁜짓을 해서 얻는 이익이 배상해야되는
손해보다 많으면 이윤을 좇는 기업에서는 어떤 방향을 택하겠어요. 손해를 배상하더라도 나쁜짓을 한다는 거죠. 소위 갑질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독점행위를 해도 규제할 방법이 없어지는 겁니다.
 
사실 그래서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행정적 규제는 완화와 더불어 징벌적 손 해배상제도의 도입이 필요한 것이죠. 지금도 진행중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 만일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해당 기업이 현재의 법체계에서 배상해야되는 액수 는 이윤에 비해 미미한 것이 됩니다. 그런데 만일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되어 회 사의 명운이 걸린 문제가 된다면, 아예 처음부터 문제되는 제품을 시중에 유통시키 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리나라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 임제혁/ 변호사:
 
사실 피해자 개개인을 위해 위자료 현실화 외에도 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 을 통해 기업 간의
불공정행위나  기업이 소비자를 상대로 부주의한 행위, 가령 개 인정보 유출, 유해물질유통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여 경제민주화를 앞당기는 데 꼭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점차 그 도입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 설명 잘 들었습니다. <법은 이렇습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제혁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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