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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해서 숨이 '턱턱'…찜통으로 변해버린 집

<앵커>

요즘 같은 무더위에 찜통으로 변하는 노후 주택들이 많습니다. 생활형편이 어려워서 힘겹게 여름을 나고 있는 우리 이웃들을 살펴보는 순서죠, 오늘(11일)은 이 찜통 같은 집에서 더위와 싸우는 이웃들의 하루를 함께 했습니다.

심영구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김천의 노후주택가입니다.

20년째 혼자 사는 73살 권호야 할머니는 집 안에서도 흐르는 땀을 쉴새 없이 닦아냅니다.

오후 4시, 실내 온도는 폭염 경보 기준이 되는 35도를 넘어섭니다.

[권호야/73세 : 갑갑해서 숨이 턱턱 막힙니다. 나 죽겠소, 정말로 이렇게 가다가 더위 먹어서 죽겠어요.]

열 화상 카메라로 집안을 촬영해봤더니 천장이 시뻘겋게 나타납니다.

천장 온도는 무려 40도.

오래된 집이 외부 열기를 막지 못하고 그대로 흡수해 '찜통'으로 변하는 겁니다.

해가 져도 더위는 좀처럼 가시질 않습니다.

밤 8시, 천장과 벽이 맞닿은 모서리는 37도를 기록합니다.

외부 기온이 31도로 내려갔는데도 집안은 32도로 바깥보다 높습니다.

[이성우/주택에너지진단사 : 벽체가 천장에서 내려오는 열을 축열하고 있다. 거주하는 분은 밤새도록 이 열기를 계속 느끼고 있을 거예요.]

찜통 같은 집이 답답한 할머니는 집 밖으로 나와 돗자리를 깝니다.

[한 2시간 (앉아) 있다 들어갔다가 못 잘 것 같으면 한 30분 (더) 있다가 들어가고 이럽니다.]

밖에서 잘 수 없어 밤 10시쯤 집으로 들어와 잠을 청합니다.

바닥에 누웠다, 침대로 올라갔다 이리저리 뒤척이며 계속 자세를 바꿉니다.

새벽 2시, 계속 밤잠을 설치던 할머니가 일어나 찬물 샤워를 하고 다시 눕습니다.

지금 시각이 새벽 4시가 좀 넘었는데요, 바깥기온은 25, 6도까지 떨어졌지만 방 내부는 열이 아직 식지 않아서 28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더워서 못 자겠어요, 못 자겠어. (몇 시쯤 깨신 거예요?) 3시.]

[임시방편으로 살기 위해서 지었던 집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그 당시에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지어진 집이기 때문에 전혀 단열성이 없습니다.]

저소득층의 30%는 단열이 잘 안되는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에서 무더운 여름을 더 힘겹게 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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