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인사의 이름을 따와 논란이 된 광주 백일초등학교(백일초)의 교명 변경 작업이 수개월째 답보상태다.
1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백일초는 지난해 말 학교명을 놓고 논란이 일자 학부모 운영위원회를 열어 교명 변경 작업에 나섰다.
백일초는 6·25 전쟁 당시 활약했던 김백일(1917∼1951) 당시 육군 제1군 단장의 이름에서 따왔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만주군 간도특설대 장교로 활동한 전력 등 친일행적이 드러나면서 그의 이름을 딴 백일로와 백일초가 함께 논란이 됐다.
백일초는 학교 이름을 바꾸기로 하고 설문조사 등을 거쳐 교명을 '예술의 고향'이라는 의미의 '예향'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시민단체들이 역사성이 없다며 반대하고 나서면서 반려됐다.
올해 1월 광주시교육청에서 열린 교명 변경 협의회에서는 시민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모아 '성진', '독립', '백범' 등 세가지 이름으로 압축했다.
친일 인사의 이름을 지우고 자주 독립정신을 되새기자는 의미에서 새로운 이름을 제시했지만,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다.
4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명 변경을 위한 설문조사로 의견을 다시 수렴하기로 했지만, 학부모 반대로 이마저 중단됐다.
일부 학부모는 교명 변경작업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며 시교육청에 감사를 청구하면서 또 두 달이 지났다.
이처럼 교명을 둘러싼 입장이 정리되지 않으면서 백일초는 친일 인사의 이름을 수개월동안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도로명 백일로는 문제가 제기된 지 3개월여만에 '학생독립로'로 변경해 비교가 됐다.
학교 측은 지난달 방학이 시작되자 학부모에게 보내는 안내장에 그동안의 교명 변경 작업의 경과를 다시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백일초 관계자는 "학부모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학교명을 결정해야 하는데 의견이 서로 달라 다소 애로가 있다"며 "교육청의 지시를 받아 개학 이후에 다시 교명 변경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별다른 입장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의견수렴만 하는 것으로 현재의 답보 상태가 바뀔지는 미지수다.
시교육청도 의견이 맞서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 합의된 의견이 나오지 않아 다시 의견을 모아 새로운 명칭이 나오면 교명변경 협의회 등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광복절이 코앞인데'…친일인사 이름 딴 초등학교 개명 '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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