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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해외 뮤직비디오 속 숨은 그림 찾기

[취재파일] 해외 뮤직비디오 속 숨은 그림 찾기
최근 인터넷에 공개돼 관심을 모은 뮤직비디오가 있습니다. 벨기에 가수 시오엔(Sioen)이 부른 ‘홍대(Hongdae)'입니다. 네, 우리가 떠올리는 서울의 홍대 일대. 노래 제목 ’홍대‘는 그곳의 명칭이 맞습니다.

시오엔은 10년 전쯤 유명 텔레비전 광고의 삽입곡을 불러 국내에도 꽤 알려지게 됐는데, 이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비롯해 여러 번 내한공연을 하며 한국 팬들에 대해 애정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한국계 입양인인 여자친구 덕분에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다고 해요.

비디오엔 소주와 국산 맥주 같은 소품이 나오고, 가수는 태극기 문양의 기타 끈을 메고 등장합니다. 홍대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국식 포장마차 주점을 재현한 세트장에선 사람들이 쌈을 싸 먹고 연신 젓가락질을 합니다.

그는 ‘홍대에서 만나 함께 춤을 추자’는 내용이 담긴 영어 가사 노래를 부르다 노래 후반부엔 한국어 가사까지 덧붙입니다. ‘오, 미쳤어. 내가 미쳤어. 나랑 춤출래?’하고 말이죠.

비슷한 시기 엠파이어 오브 더 선(Empire of the Sun)이란 호주 출신 듀오도 ‘셀러브레이트(Celebrate)’란 곡의 새로운 뮤직비디오를 공개했습니다. 이 비디오 역시 촬영지는 한국입니다.

서울의 광화문과 지하철, 재래시장과 노래방 등을 돌며 제작한 뮤직비디오는 코믹한 분위기의 영상입니다. 눈에 띄는 가수의 복장과 초능력을 암시하는 듯한 유치한 컴퓨터그래픽도 코믹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엠파이어 오브 더 선 역시 지난해 열린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참석차 서울을 방문한 뒤 이 뮤직비디오 제작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선 노르웨이의 인기 밴드 킹즈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의 얼렌드 오여(Erlend Oye)가 배우 이하나와 함께 서울에서 ‘가로타(Garota)'란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찍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킹즈 오브 컨비니언스의 멤버로 또 개인 솔로로 여러 차례 내한공연을 한 적 있는 오여는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가수입니다.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밴드 혁오의 보컬 오혁 씨가 팔에 문신으로 새겨 넣은 얼굴의 주인공이기도 하죠.
 
뮤직비디오는 가수가 공연을 위해 서울에 왔다 한 여성을 만나 짧지만 달콤한 사랑에 빠지는 줄거리인데, 오여는 실제 지난해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했을 때 서울에서 뮤직비디오를 찍기로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우리말 가사나 자막을 자신의 곡에 삽입하는 외국 가수는 종종 있었지만, 한국이 이렇게 노래나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으로 전면에 등장하는 건 비교적 최근의 현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네, 모두 한국에서 공연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뮤지션들입니다. 초대가수가 대거 등장하는 페스티벌 형식의 공연이 늘고, 보다 다양한 국적과 장르의 가수들이 내한공연 기회를 갖게 되면서, 과거보다 많은 외국 가수들이 한국 팬들과의 추억을 쌓게 된 결과입니다.

K팝의 위상이 높아지고 내한 공연 시장도 성장함에 따라 한국에 대한 외국 가수들의 관심도 당분간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덕분에 외국 가수들의 노래나 뮤직비디오에서 숨은 그림을 찾듯 우리 거리와 문화의 흔적을 찾아보는 소소한 재미도 당분간은 계속 기대해 봐도 될 것 같습니다. 

▶ 쌈 먹고 젓가락질…외국 가수 MV에 '한국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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