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멀쩡한 치즈·과일 보란듯이 폐기…과잉반응 논란

<앵커>

러시아가 치즈와 과일, 베이컨 등 멀쩡한 식료품을 보란 듯이 연일 폐기하고 있습니다. 서방에서 수입된 것들이라는 게 이유인데, 대체 어떤 사유가 있길래 식료품 부족으로 시달리는 러시아가 이런 일을 벌이고 있을까요?

유덕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뜯지도 않은 유럽산 베이컨이 상자째 소각로에 던져집니다.

치즈 상자는 거대한 트랙터에 짓눌려 쓰레기 더미로 변했습니다.

이렇게 하루 동안만 폐기된 베이컨이나 치즈, 과일 등 유럽 국가 식료품이 320톤에 달합니다.

[러시아 검역 당국 관계자 : 이 치즈는 상품에 대한 정보도, 라벨도 없어 위험합니다.]

러시아 정부는 겉으로는 국민 건강을 위해 원산지가 불분명한 식품을 폐기한다고 밝혔지만 속내는 따로 있습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유럽 등 서방이 경제제재에 나서자 러시아는 식품수입 금지로 맞섰습니다.

그러나 국민들 사이에 식료품 밀수가 계속되자 보여주기식 보복에 나선 겁니다.

전체인구의 10% 이상이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황인 러시아 내에서는 식료품 폐기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시민/식품 폐기 반대 : (유럽산 식품을) 버리지 말고 인도주의적 구호 차원에서 모아다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는 게 낫죠.]

이런 내용의 온라인 청원에 벌써 30만 명 넘는 러시아인들이 서명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서방산 식품 수입 금지 조치를 내년 6월까지 다시 연장했습니다.

(영상편집 : 염석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