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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원 팀(One Team)' 정신 보여준 '감동 세리머니'

우리 여자축구대표팀이 동아시아컵 축구 일본전에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썼습니다. 올해 캐나다 여자 월드컵 준우승팀이자 여자축구 FIFA 랭킹 4위인 일본을 상대로 거둔 쾌거였습니다.

조소현 선수의 동점골, 전가을 선수의 결승골 모두 멋졌지만 골 못지않게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는데, 바로 조소현 선수가 골을 터뜨린 뒤에 나온 우리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였습니다.

선수들은 벤치로부터 건네받은 유니폼 한 장을 펼쳐 보였습니다. 바로 지난 중국전에서 무릎을 다쳐 아쉽게 대회를 마감한 수비수 심서연의 유니폼이었습니다.

심서연 선수는 정밀 검사 결과 무릎 십자 인대 파열로 더 이상 경기를 뛸 수 없어 일본전을 앞두고 어제 홀로 귀국했는데,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과 빠른 쾌유를 비는 마음을 담아 동료들이 심서연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에서 조소현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서연이가 정말 같이 뛰고 싶어 했는데 끝까지 같이 못 있게 돼서 너무 많이 아쉬워했어요. 서연이가 큰 눈으로 많이 울기도 했는데, 빨리 회복해서 다시 같이 뛰었으면 좋겠어요." "한일전 좋은 모습 보이자고 했고, 서연이가 오늘 경기 잘하라고 많이 응원해줬거든요. 그렇게 원하는 대로 돼서 너무 다행입니다."
'심서연 세리머니'는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 대표팀이 시상식장에서 보여준 세리머니 장면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대회 직전 부상으로 제외된 마르코 로이스의 이름과 등번호 2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꺼내들고 함께 기념 촬영을 한 겁니다. 요즘 흔한 말로 '의리' 세리머니였던 거죠.

우리 남자 대표팀도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 때 이청용, 구자철 선수가 부상으로 대회를 중도 마감했지만 두 선수의 유니폼을 라커룸에 걸어두고 함께 하는 마음으로 뛰었고,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런 게 바로 '원 팀(One Team)' 정신이 아닐까요.
윤덕여 감독은 어제 일본전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의 '원 팀 정신'을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경기장에서 보면 주전이든 비주전이든 서로 물 마시라고 물통을 들고 나온다. 이런 모습들이 바로 모두가 하나라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이 선수들을 더욱 뭉치게 하고 팀에 도움이 된다."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한일전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동료애는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고, 남은 북한전에서도 우리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심서연 선수도 비록 몸은 함께 하지 못해도 마음만큼은 동료들과 같이 그라운드를 누빌 겁니다. 마지막으로 심서연 선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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