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친형제간 갈등으로 촉발된 롯데판 '왕자의 난' 사태는 과연 어떤 시나리오로 막을 내릴까?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에 이른 시일 내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적은데다 후계구도를 놓고 법적 소송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현재로선 롯데그룹의 경영권 향배는 안개에 싸여 있습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를 분리해 나눠 갖거나, 사업 형태에 따라 계열사들을 쪼개 경영권을 나누는 방안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특히 두 가지 방안 가운데 현대·두산·금호 등 국내 그룹 경영권 분쟁의 전례처럼 결국, 신동주·신동빈 친형제 간 지분 정리를 통한 계열 분리 방식으로 정리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시각이 많습니다.
신 회장과 비슷한 롯데그룹 계열 지분을 가진 신 전 부회장이 법정소송까지 제기할 가능성이 큰 만큼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비롯해 호텔롯데, 롯데칠성 등을 형인 신 전 부회장이 차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간 합병이 필요합니다.
두 회사를 합친 후 다시 3개 군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롯데홀딩스 아래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유통·상사 계열을, ㈜롯데 밑에 롯데호텔·롯데제과·롯데칠성을 중심으로 한 음식료·호텔 계열을, 롯데금융지주 아래 롯데손해보험·롯데캐피탈·롯데카드 등을 묶는 방식입니다.
재계에서는 이처럼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을 형에게 내주는 계열분리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보고 있습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롯데제과 주식을 사들이며 동생과 지분 경쟁을 벌이는 등 롯데그룹 모태인 롯데제과에 애착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롯데제과는 일본 내 사업과도 연관성이 높습니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를 나눠 갖는 방안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의 '신 회장 독주 체제'가 있기 전까지 십수 년간 계속돼 온 분리 경영 구도입니다.
신 전 부회장이 해임되고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로 취임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룹 내부에서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를, 신 회장은 한국 롯데를 각각 물려받을 것으로 인식됐습니다.
신 회장조차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 같은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 롯데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가 일본롯데홀딩스이기 때문에 이 방안은 신동빈 회장이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창업자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 고준샤(光潤社) → 일본 롯데홀딩스→ 한국 호텔롯데 → 롯데쇼핑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그룹의 지배구조 아래에서는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분리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가정할 수 있는 것은 신동빈 회장이 완승해 현 체제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한국 롯데그룹은 지난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만큼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의 길로 가고 있어 신동빈 체제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놓고 법적 소송까지 제기할 것으로 보이고, 그의 편에 선 신격호 총괄회장이 핵심 지주사의 숨겨진 지분을 동원할 수도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한일 롯데그룹이 신동빈 '원톱'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따라 이번 경영권 분쟁이 신 전 부회장의 역전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동주와 신동빈 형제 양측이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놓고 상반된 주장을 하는 이면에는 국내 상속법이 정한 유언의 법률상 효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재계는 분석했습니다.
국내법상 유언으로는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口授)증서 등 5가지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법원은 대체로 유언자가 치매 등 병을 앓고 있는 환자라는 이유만으로 그 유언의 효력을 부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 전 부회장이 부친인 신 총괄회장의 서명서, 음성녹음, 동영상물을 잇달아 공개하며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것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는 무려 416개의 순환출자 고리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이라며 "이번 분쟁이 마무리되려면 그룹 지배구조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롯데 '왕자의 난' 최종 시나리오는…계열분리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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