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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꿈도 못 꿔요" 휴가가 서러운 장애인

<앵커>

신 나는 휴가철에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장애인들인데요, 특히 휠체어에 의지하는 장애인들은 도심이 있는 수영장조차 이용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SBS 연중캠페인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오늘(30일)은 휴가철이 더 서러운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를 생각해 봅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6살 도윤이는 오늘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와 함께 물놀이를 갑니다.

[박도윤/6살 (엄마와 처음 수영장 방문) : (지금 어디 가요?) 수영장! (기분이 어때요?) 신 나요!]

도윤이 엄마는 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는 1급 지체장애인입니다.

[김윤경/1급 지체장애인 (하반신 마비) : (아이가) 물놀이 좋아하죠. 수영장 데려가고는 싶은데 선뜻 용기가 안 나죠. (이동할 때) 차 문제도 그렇고, 제가 돌봐주지를 못하니까.]  

표를 끊고 튜브도 사고.

잔뜩 들뜬 모자가 수영장에 입장하려는데 직원이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합니다.

[수영장 직원 : 휠체어는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공간도 없을뿐더러 수영장 안에 아예 내려가지 못하세요. (위에 매표소에서는 된다고 해서 계산하고 내려왔는데.) 아마 안 되실 건데.]

결국 건물을 빙빙 돌아 직원 전용 비상통로를 통해서야 겨우 수영장에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수영장 안에서도 장애인은 갈 수 없는 곳 천지입니다.

평소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발견하고 달려가 보지만,

[엄마 : 도윤아, 요괴워치 있어! 도윤이가 좋아하는 캐릭터예요.]  

바로 눈앞에서 겨우 5칸짜리 계단에 가로막힙니다.

[(여기 올라갈 수 있으세요?) 아뇨, 아뇨, 못 올라가죠.]  

엄마가 갈 수 없는 곳은 아이도 가지 못합니다.

[거기는 보호자가 없으면 갈 수가 없어요. 미끄럼틀도 그렇고요, 대부분 엄마랑 같이 하는 것 같아요.]  

엄마 품에 안긴 또래 아이들과 달리, 도윤이는 미끄럼틀을 타는 것도, 튜브에 바람을 넣는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여기 위에 올라가면 또 뭐가 있는 것 같은데 계단은 제가 갈 수가 없으니까. 많이 아쉽네요.]  

6살 수아도 난생 처음 엄마와 휴가철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아이 수영복 갈아입히는 것도 힘든 엄마, 하지만 도움 받을 곳은 없습니다.

[수영장 직원 : 저희가 손님 터치(접촉)가 안 되기 때문에 길만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수영장에 들어가서도 지켜보는 것 외엔 해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엄마 : 수아야, 조심해서 타!]  

결국 취재진이 나서서 아이를 돌봐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민수/경기도 시흥시 장애인 연합회장 : 저희 중증 장애인들은 휴가는 그림의 떡이죠. 평범한 가정에서 누릴 수 있는 그런 행복은 거의 포기하고 살아야 된다고 (보시면 돼요.)]  

불편함이 있었지만 엄마들은 이런 시간이나마 언제 또 가질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너무 좋았어요. 이런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도윤이 행복해하는 모습 보니까 저도 기분이 좋고 같이 행복했어요.]

국내 등록 장애인 수는 전체 인구의 5% 정도인 250만 명.

이들도 휴가다운 휴가를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걸 우리 사회가 생각할 때도 됐습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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