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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도 드나드는데…도박판 된 보드카페

<앵커>

보드 게임을 하면서 간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곳을 보드 카페라고 합니다. 그런데 보드 카페라는 간판만 내걸었을 뿐, 카지노에서 사용하는 칩까지 쓰면서 불법 도박판으로 변질된 곳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속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민경호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서울 마포의 한 보드 카페입니다.

손님 예닐곱 명이 탁자에 둘러앉아 텍사스홀덤이라는 포커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게임을 하던 손님 한 명이 카운터로 가 5만 원짜리 넉 장, 20만 원을 건네자, 주인이 칩으로 바꿔줍니다.

도박을 하는 겁니다.

[업소주인 : (베팅금액은) 2천 원부터고요, 되게 재밌어요. 2백 원짜리 게임과는 달라요. (2백 원짜리 게임) 하루 내내 해서 50만 원 잃느니 여기서 짧고 굵게(하세요.)]

신촌 대학가의 또 다른 보드 카페,

[(돈 바꾸실 분?) 여기요.]

주로 대학생이 손님이어서 베팅 금액이 그리 높지 않고 그렇다 보니, 고등학생들까지 드나듭니다.

[도박 참여 고등학생 : 베팅 금액이 낮은 곳에서 놀아요. 매일 가죠. PC방 가는 식으로 애들이랑 같이 가요.]

처음 베팅에 참여할 때 1천 원~2천 원 하는 다른 곳과 달리 100~200원이면 참여할 수 있지만 판돈이 엄청나게 커지기도 합니다.

[도박 참여자 : 처음 20만 원을 베팅하니까, 다시 받고 22만 원 받고…]

보드 카페 간판을 내걸었지만 도박장으로 운영되는 곳이 서울에서만도 수십 곳이나 됩니다.

[보드 카페 도박 경험자 : 제가 아는 곳만 해도 서른 곳이 넘어요. 서울에 50개는 넘어요. 경찰은 와도 그냥 가요. 2~3일에 한 번씩 단속해도 (손님들은) 오면 오나 보다 (아무도 신경 안 써요.)]

한 보드 카페에서 도박을 한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잠시 뒤,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하지만, 10분도 채 안 돼 빈손으로 나옵니다.

어찌 된 일인지 단속 경찰관에게 물었습니다.

[현장 출동 경찰관 : 환전하는 걸 잡아야 하는데, 환전소가 없어요. 돈은 하나도 없었고 칩만 있었어요. 다 확인해 봤어요.]  

도박을 한다는 증거가 없었단 겁니다.

하지만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게임 탁자 위에는 분명히 돈이 놓여 있었습니다.

[도박 참여자 : 지갑 넣어야겠다. 사장님 지갑 좀 집어넣어 주실래요?]

경찰은 게임 탁자 근처에도 가지 않았던 겁니다.

이런 일이 반복된 탓일까, 업소 주인은 손님들에게 전혀 걱정하지 말고 도박을 계속하라고 말합니다.

[보드 카페 업주 : (경쟁업체)에서 새로 개업해서 이런 신고 자주 들어와요. 항상 하던 대로 하면 됩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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