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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아픔' 철조망, 평화의 선율로 재탄생

<앵커>

분단을 상징하는 휴전선 철조망이 피아노의 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평화의 악기, 통일 피아노의 선율이 분단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보듬어주길 바랍니다.

신승이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일흔 셋의 실향민 이대용 할아버지가 서툰 솜씨로 아리랑을 연주합니다.

손가락이 피아노 건반 위를 움직일 때마다 둔탁하지만 묵직한 선율이 울려 퍼집니다.

독특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건 거칠고 날카롭게 엮인 금속 줄.

휴전선에 설치돼 남북을 갈랐던 철조망이 여든여덟 줄의 피아노 현으로 변신했습니다.

[이대용/73세, 실향민 : 그 험한 철조망이 악기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저 자신도 놀랐고 모든 사람들이 놀랄겁니다.]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아 '철조망 피아노'를 만들자는 프로젝트는 올해 초 통일부와 한 광고기획사 등이 손을 잡으면서 시작됐습니다.

최전방 군부대에서 수백 미터 길이의 폐 철조망을 수거해 자르고 다듬기를 반복했고, 미세한 음정 차이를 나타내기 위해 전문 제작자 10명이 꼬박 석 달을 매달린 끝에 비로소 피아노가 완성됐습니다.

[이성하/'통일의 피아노' 기획자 : 분단의 상징 철조망과 모두 익숙한 악기인 피아노 결합해서 평화와 화합을 이루자는 의미로 기획했습니다.]  

완성된 피아노는 오늘부터 시작된 분단 70주년 기념 전시회에서 전시되고, 다음 달 광복절 기념 합창 무대에선 실제 연주에 활용됩니다.

분단의 아픔이 녹아 있는 철조망이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는 상징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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