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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에 산사태 위험까지…50년 전 모습 그대로

여름나기 힘겨운 사람들…열악한 주거 빈곤층

<앵커>

하수 처리 시설이 없어서 생활 하수가 개울물처럼 흘러가고, 비만 오면 산사태나 침수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새워야 하는 곳, 그리고 여름 한낮 집 안 온도가 폭염주의보 수준으로 넘어가는 곳, 2015년 대한민국 도시 한켠의 모습입니다. 인간다운 삶과는 거리가 있는 열악한 주거 환경 속 이웃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 많습니다.

뉴스 인 뉴스, 최재영·안서현 기자가 차례로 소식 전합니다.

<기자>

대전광역시 외곽에 있는 한 마을 입구에 폐가처럼 방치된 건물이 있습니다.

주한미군이 드나들던 이 건물의 시간은 1960년대에 멈췄습니다.

마을 모습도 50년 전 그대로입니다.

지금은 보기 힘든 슬레이트 지붕은 바깥의 열기를 집안으로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이동희/대전시 대덕구 : 위(지붕)에서 태양빛 받으면 다 그냥 (집으로 열기가) 내려와요. 낮에 태양에 달궈졌던 열기가 자정이나 돼야 좀 사그라져요.]

또, 이 마을엔 제대로 된 하수처리시설이 없다보니 가정에서 나오는 각종 생활오수나 심지어 분뇨까지 배수로를 통해서 그냥 인근 하천으로 그대로 흘러갑니다.

그러다 보니 특히 여름철에는 악취가 너무 심해서 배수로를 덮개로 덮어놨습니다.

비가 내려도 걱정입니다.

집에서 가까운 산비탈의 흙은 조금만 건드려도 흘러 내리는데, 이 산사태를 막을 시설은 없습니다.

[황태문/대전시 대덕구 : 태풍이 온다거나 (시간당) 30~50mm 비가 온다고 하면, 항상 불안하죠. (비 올 때) 방송까지 해서 마을회관에서 기거한 적도 있어요.]

이 마을에는 259가구, 659명이 살고 있습니다.

인천에 있는 한 마을입니다.

좁은 골목길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이 곳에 있는 집들은 15제곱미터가량 되는 작고 오래된 집들입니다.

게다가 집 천장은 비가 올 때마다 물이 새고 좁은 골목은 빗물에 잠기기 일쑤입니다.

[동네 주민 : (비가 올 때마다 물이 항상 고여 있어요?) 물이 절벅 절벅 해. (물이 집으로도 들어가요?) 물이 (집으로) 들어와.]

이 마을 160여 가구 중 상당수는 붕괴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윤수용/인천시 동구 미래발전기획단장 : 물이 차 아예 집이 잠겨버려서 이사 갔어요. 도저히 못 견디고…이 집이 이렇게 무너진 거예요. 지붕이 내려앉는 거예요.]

상하수도나 도시가스, 혹은 소방 도로 같은 도시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곳이 전국 도시 지역에만 354곳이나 됩니다.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정부는 오는 9월부터 85곳에서 주거 환경 개선 공사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269곳에 대한 계획은 아직 서 있지 않습니다.  

주거 환경 문제는 도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고 해도 예외는 아닙니다.

반지하, 옥탑방, 그리고 고시원과 같이 주택이 아닌 공간에서 살고 있는 주거 빈곤층도 문제입니다.

▶ 사람 1명 겨우 들어가…여름이 힘든 주거 빈곤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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