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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 동시' 쓴 10살 소녀…직접 만나니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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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한 초등학생이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놨습니다. 일명 ‘잔혹 동시’라고 불렸던 시 한 편 때문입니다. 10살 아이가 쓴 시라고 하기엔 내용이 과격하고 충격적이었습니다. 아이의 시집은 논란 끝에 출간 40여 일 만에 전량 폐기처분 됐습니다. 하지만 아이에 대한 의문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SBS ‘영재 발굴단’에서 이 아이를 최초로 만났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시를 쓰게 됐는지 직접 알아본 겁니다.

뿔이라도 달렸을 것 같았던 아이는 다른 초등학생들과 다름없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학원이 몇 개예요?”
“세 개 안 넘어요.”
“세 개 다 가기 싫어서 쓴 시예요?”
“아니요. 그날은 딱 한 개였어요.”

시 속에서 그렇게 가기 싫어했던 학원도 세 개가 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시가 알려진 후, 학원을 그만뒀습니다. 엄마를 잔인하게 죽이고 싶었을 만큼 괴로웠다는 아이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운동회 하는 날, 오빠 운동회랑 겹쳤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일주일 전부터 ‘엄마 나 일주일 후에 운동회 해’를 몇 십 번 말했는데 그날 엄마, 아빠 둘 다 오빠 운동회를 갔어요."

다만 오빠를 더 챙겨준 엄마, 아빠에 대해 불만이 조금 있었습니다. 처음에 시를 보고 깜짝 놀랐던 엄마는 관심과 사랑을 더 받고 싶어 했던 순영이가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한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섯 개의 돌

하나를 던지고
하나를 받는 소리

소금 흔들리는 소리

돌 안에 소금
소금 안에 바다

바다가 내 손안에서
출렁이는 소리

다섯 개의 바다

-공기놀이, 이순영-

사실 순영이의 다른 시들은 일명 ‘잔혹 동시’라고 불리는 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천진난만하고 아름답습니다.

[이병철/시인
"공깃돌이라고 하는 작은 일상적인 사물부터 바다를 연상시킨 사유의 확장력이 굉장히 뛰어납니다."]

[나태주/시인
"언어 감각이 뛰어나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르네요. 출중한 아이입니다."]

전문가들도 순영이의 언어 표현 능력은 매우 탁월하다고 합니다.

"나쁜 말이 많았어요. 사이코패스라고… 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잔혹 동시… 어떤 사람들이 막 그렇게 불러요. 제 시는 ‘학원가기 싫은 날’이라는 정확한 제목이 있는데…"

남다른 재주 때문에 어린 나이에 세상 사람들의 관심과 비난을 받았던 순영이. 순영이의 서운한 마음을 알아차린 후, 오빠를 편애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엄마. 순영이의 다음 시집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를 기대해 봅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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