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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방치한 장애 가족에…"처벌 대신 도움"

<앵커>

부모의 지적장애 때문에 아이들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면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책임을 부모에게 물어야 되는 걸까요? 경찰은 이 부모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로 했습니다.

생생 리포트, 화강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0평가량 되는 집에 일곱 식구가 사는 경기도의 한 임대 아파트입니다.

지적장애 3급인 어머니와 역시 장애가 의심되는 아버지, 할머니가 아이 넷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어머니는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합니다.

부엌 밥통은 텅 비었고 언제 끓였는지 모를 찌개는 썩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 끼니는 늘 라면에 탄산음료입니다.

[박명자/관할 지자체 장애인복지사 : 항상 보면 라면이에요. 주로. 제가 있는 반찬 꺼내봐서 아이들이 밥을 먹으면 구토를 하더라고요. 안 먹어 버릇해 가지고.]    

부모와 함께 있긴 하지만 사실상 아이들은 방치된 실정입니다.

첫째 아들은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고, 둘째는 주의력 결핍과 과잉 행동 장애가 의심됩니다.

조금만 불편해도 화를 잘 참지 못합니다.

[아유 간지러워 죽겠네.]  

말리는 어른이 없다 보니 애들 싸움이 애들 싸움이 아닙니다.

[어머니 : 얼굴에 피가 나올 정도로 싸웠어요. 둘이 싸움이 붙으면 인정사정 안 봐요. 서로 신고해요.]  

돌이 안된 막내를 언니, 오빠가 인형처럼 끌고 다니는 바람에 엉덩이 뼈를 크게 다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결국, 안전을 위해 막내는 보호시설에 맡겨졌습니다.

신고가 이어져 이 가정을 조사한 경찰은 아이를 방치한 부모를 아동 학대 혐의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부모가 처벌을 받게 되면 아이들은 보호 시설로 뿔뿔이 흩어지게 됩니다.

[이태곤/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한계에 처한 가정이 있다면 손쉽게 분리해서, 찢어서 시설에 보내는 것이 그동안의 추세였습니다. 이건 굉장히 인권에 역행하는 거죠.]  

관할 자치단체와 복지단체 그리고 경찰은 가정을 유지하는 해결책을 모색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정신과 치료와 언어 치료를 받게 하고 방과 후 학교도 다닐 수 있도록 주선했습니다.

또 SNS를 통해 아이들의 생활 환경을 개선해주기 위한 후원금 모금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박동률·김승태, 영상편집 : 김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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