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 회장이 수감된 의정부교도소는 SK 브로드밴드 근로자와 SK인천석유화학공장에 반대하는 주민 등 수백 명에게는 일찌감치 '남다른' 관심의 대상이 돼 왔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최 회장이 수감됐다는 이유 하나로 사람이 거의 지나지 않는 의정부교도소 앞을 찾고 있습니다.
'오직 한 사람을 향한' 집회를 위해서입니다.
SK 브로드밴드 인터넷 개통ㆍ수리기사들이 시작했습니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불법 노동실태 개선을 요구하던 이들은 SK측에서 '우리에게는 권한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자 결국 '진짜 책임자를 찾자'는 취지로 의정부 교도소 앞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에는 불만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거기(교도소 앞) 사람도 안 다니고 실제로 회장이 우리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거기서 하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희망연대노동조합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관계자는 회상했습니다.
지난해 12월 26일 350여 명이 교도소 앞에 모였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현장 통제를 위한 경찰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스피커를 교도소 방향으로 향하게 한 뒤 "SK브로드밴드의 대주주인 SK그룹이 문제를 해결해달라"면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후 정문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교도 당국을 통해 최 회장에게 A4용지 20장 분량의 서신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반응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과거 아무리 격렬하게 투쟁해도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던 회사 측이 몹시 민감하게 대응한 것입니다.
"그동안 만나기도 어려웠던 회사 간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본사 사람이 직접 현장에 나온 것을 몇 번 볼 정도로 효과가 컸다"고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이들은 교도소 앞에서 총 6번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의 집회가 마무리될 무렵인 올해 초, 이번에는 인천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의정부 교도소를 찾았습니다.
인천 서구에 SK인천석유화학 공장이 들어서자 주민들이 환경피해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김윤희 주민 대표는 "SK 측에 공장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그들은 총수가 없어서 결정권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그래서 우리가 총수를 찾아 멀리 의정부까지 오게 된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지난달에 이어 오는 18일에도 교도소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대기업을 비롯한 한국의 조직문화와 갈등해결 방식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합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인지배, 상명하복식 조직 구조에서 총수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노사 갈등 등 조직에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 방식이 마련돼 있지만 이 방식이 전혀 작동을 못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체계적 방식보다는 총수의 한마디가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시위자들은) 이런 비정상적인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해석이 더해졌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SK회장 수감 의정부교도소 앞 '진풍경'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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