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취재파일플러스] 있으나 마나 한 학교 보안관 제도

얼마 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본드에 취한 40대 남성이 교실 안까지 들어가서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여교사를 추행한 사건이 있었죠.

문제는 정문에서 이 낯선 남자를 멈춰 세운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건데요, 있으나 마나 한 학교 보안관 제도의 문제점을 민경호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지적했습니다.

당시 이 학교에는 입구도 두 개, 보안관도 두 명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한 명은 주차 관리 업무를 하느라 자리를 비운 상태였습니다.

현실적으로 학교 보안관들은 최우선 과제인 외부인 통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시 교육협력국이 지난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학교 보안관이 아이들의 안전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보는 이유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는 보안관이 학교폭력과 범죄 예방의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인력이 부족해서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또 보안관이 잡무를 많이 하기 때문이란 대답도 전체의 10%에 달했습니다.

실제로 서울의 초등학교는 보안관이 학교당 2명씩 배치되는데, 주 40시간 근무가 기본 원칙이라 항상 둘이 동시에 근무를 서지는 못합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은 밤늦게까지 진행되는 무상 돌봄교실 때문에 더 심각해졌습니다.

지난해 돌봄교실을 이용한 학생 수는 26,592명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지만, 학교 보안관 수는 8명 늘어난 게 전부입니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모든 출입구에 인터폰을 설치해서 원격 관리가 가능하게 하든지 돌봄교실 수요가 많은 학교에라도 우선적으로 보안관을 추가 파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예산 핑계로 이대로만 운영한다면 결국, 예산은 예산대로 쓰고 학교 보안은 여전히 불안할 겁니다.

서울시는 올해 학교 보안관 사업에 217억 원을 투입한다고 하는데요, 아무런 사고도 일어나지 않는데 보안관들이 가만히 입구에 앉아만 있는 걸 아깝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번처럼 잠깐 다른 잡일을 보게 하느라 빈틈이 생기면 217억 원은 그대로 낭비되는 거고, 불상사를 한 번만 막아내는 데 성공해도 217억 원은 값어치를 하는 겁니다.

물질적으로 뿐 아니라 의식적으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

그런가 하면, 사람을 대신해서 아이들을 보호하라고 설치한 학교 CCTV도 상당수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단 소식도 전해 드린 적 있죠.

전국적으로 설치율이 99%에 달해 개수는 많지만, 화질이 워낙 낮아서인데요, 그 자세한 실태를 정혜진 기자가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전국 초중고교에 설치된 CCTV는 총 16만 7,500여 대인데요, 이 중 64%인 11만 3,900여 대가 100만 화소 미만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40만 화소조차 안 되는 것도 2만 5,600여 대로 14%나 됐습니다.

40만 화소면, 십수 년 전 휴대전화기에 카메라가 처음 달렸던 초창기 모델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요새 스마트폰은 최소 8백만 화소는 거뜬히 넘어가고, 대부분이 1천만 화소급입니다.

2,100만 화소를 넘는다는 기종도 있죠.

CCTV도 기술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서, 이제는 사후 현장확인 용도로뿐 아니라 이상 징후를 미리 발견해서 사전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학교 CCTV 설치 예산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눈이 침침한 CCTV가 아이들을 지키고 있는 겁니다.

[이동성/에스원 영상인식그룹장 : 녹화 영상에서 얼굴이 식별 가능하려면 CCTV 영상 화소 수가 200만 화소 이상은 적용되어야 합니다. 또한, 사고는 예방이 중요하기 때문에 침입, 배회, 이상 상황 같은 그런 상황을 자동으로 알려줄 수 있는 지능형 영상 감지 시스템 적용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CCTV의 성능이나 품질이 오롯이 카메라 화소로만 결정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화면을 확대했을 때 깨지지 않고, 안면을 식별할 수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어제(14일) 이 시간에도 제가 아침부터 군침 돌게 통닭 얘기를 했는데요, 오늘은 치킨은 치킨인데 조금 입맛이 떨어질 수도 있는 얘기입니다.

한 달 전쯤 미국 LA에 사는 한 남성이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 KFC에서 주문한 치킨 텐더인데요, 보시면 모양이 꼬리가 길게 늘어져 있고 배까지 두툼한 게 꼭 쥐처럼 생겼죠?

어떻게 된 일인지 박병일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드보리스 딕슨/25세, 미국 캘리포니아 : 너무 역겨워서 뱉었어요. 손을 내려다봤더니, 꼬리랑 전부 있는 게 쥐 모양을 하고 있더라고요. 매니저가 놀라더니 쥐가 맞다고 했어요. 사과하고는 제게 무료 식사를 제안하더군요.]

KFC에서 쥐가 튀겨져 나왔다는 이 남성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최초에 페이스북에 올렸던 게시글은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 날려서 KFC 측의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폭주했는데요, 줄곧 만남을 거부하던 이 남성이 결국,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해당 치킨 조각을 제3의 연구기관에 제출해 DNA 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 음식은 명백한 닭고기가 맞다고 확인됐습니다.

자세히 보면 한입 베어 문 자리에서 드러난 속살도 껍질이 없고 하얀 게 그냥 치킨 살결입니다.

KFC는 그가 심각한 거짓말로 대중을 속이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치킨 애호가들이 환호하며 이제 마음껏 치킨을 뜯어 먹으려던 순간, 또 다른 사진 한 장이 등장해서 손에 들려있던 닭다리를 내려놓게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닭가슴살을 시켰더니 조류의 뇌로 추정되는 물질이 나왔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사진이 참 죄송스러운데요, 다행히 이번에도 역시 닭의 척추와 연결된 콩팥인 걸로 논란이 마무리되는 분위기입니다.

저희 보도국으로도 끊임없이 들어오는 제보 가운데 하나가 식품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제보입니다.

만약 대기업에서 파는 제품에 눈길을 끄는 사진까지 확보돼 있으면 기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알아보게 되는데요, 이런 블랙 컨슈머들 때문에 기업들도 골치지만, 기자들의 판단력도 더욱더 시험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