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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모처럼 찰랑찰랑…태풍이 남긴 비경

<앵커>

넘실대는 호수 안에서 개구리가 헤엄을 치고 노루도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여기는 제주 한라산 백록담인데요, 화산 지형인데 이렇게 물이 가득 찬 건 정말 이례적인 일입니다. 태풍 찬홈이 상처도 많이 남겼지만, 이런 선물도 주고 갔습니다.

JIBS 구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구름이 쉬어가는 것도 잠시, 해발 1,950m 한라산 정상이 드디어 얼굴을 드러냅니다.

여신 설문대의 거울이란 말처럼 호수 위로 분화구 능선이 그대로 비춰집니다.

제철을 맞은 개구리는 제 집 마냥 호수 안을 뛰놉니다.

가끔 모습을 드러낸다는 백록담의 노루도 한가로이 풀을 뜯습니다.

진시황의 마지막 불로초라는 시로미도 까만 열매를 머금었습니다.

오직 한라산에서만 볼 수 있다는 돌매화도 꽃을 피워냈습니다.

물속이 훤히 비칠 정도의 맑은 빗물이 이곳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 가득 고이면서 신비로운 장관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태풍 찬홈이 이틀 사이 한라산에만 1천 500mm에 가까운 폭우를 쏟아내면서 만들어진 장관입니다.

[장지욱·정선진/경기도 수원시 :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 이후로 처음 와봤는데 그 때보다 물의 양도 많고, 지금 또 만수위라고 하니까 되게 감격스럽고 고생해서 올라온 게 보람되고 좋습니다.]

하루 동안만 한라산을 찾은 등반객은 1천 800여 명.

장엄한 백록담의 장관을 추억으로 남기게 됐습니다.

한라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이번 백록담 만수가 4m에 근접해, 사상 최대 수위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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