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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물질 '풀풀'…버젓이 팔리는 저질 촉매장치

<앵커>

가솔린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촉매 장치입니다. 백금, 팔라듐 같은 금속이 들어가서 질소산화물 등을 걸러냅니다. 그런데 백금 같은 비싼 금속 대신 세라믹을 넣어 정품보다 반의 반 값도 안되는 싼 중국산 유사 제품이 대량 유통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화 기능이 현격히 떨어진다는 겁니다.

장훈경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구의 차량 정비소입니다.

촉매 장치를 교체하는 중인데, 자세히 보면 정품이 아닙니다.

[정비소 직원 : 솔직히 정품은 못 권해요, 비싸서. (정품은) 70만 원, 120만 원, 55만 원 그래요.]

중국산 제품은 가격이 12~13만 원가량 합니다.

판매 업자는 촉매 장치를 교체한 뒤 자동차 검사를 받아도 통과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유사 촉매장치 판매 업자 : (중국에서 들여오시는 거죠?) 네, 하루에 우리가 보통 30, 40개씩 파는데 통과 가 안되면 어떻게 합니까. 검증해서 파니까 아무 이상 없어요.]

중국산 제품을 달고 차량 검사를 받아보니 실제 적합 판정이 나왔습니다.

이쪽이 정품 촉매 장치고 이쪽은 모두 유사 제품입니다.

육안으론 구분이 어려운데, 유사 제품들은 금방 제 기능을 잃어버린다는 게 문제입니다.

사용한 지 1년 정도 된 촉매장치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질소 산화물이 얼마나 검출되는지 비교해 봤습니다.

정품 촉매 장치를 달았더니 시속 40km로 달려도 질소산화물이 10 ppm을 넘지 않았습니다.

중국산 제품을 달아봤습니다.

속도를 높이자 수치가 빠르게 올라가더니 금세 허용치인 910 ppm을 넘어가 버립니다.

시속 40km를 넘어서자 허용치의 3배 가까운 2천 400ppm을 넘었습니다.

[임기상/자동차시민연합 대표 : 기준치의 3배 가까이 나왔다는 것은 촉매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고, 무분별하게 판매 되어선 안되고 좀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합니다.]

중국산 제품에서 촉매를 분해해 성분을 분석해 봤습니다.

백금과 로듐, 팔라듐이 적어도 각각 4~5% 포함돼 있어야 하지만,  백금과 로듐은 아예 없고, 상대적으로 싼 팔라듐만 그것도 고작 0.1% 들어 있습니다.

[서영웅/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 길어야 6개월일수 있으나 그 이후로는 정화 기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런 촉매 장치는 인터넷에서 살 수 정도로 널리 유통되고 잇지만, 제품 인증 기준이 없어서 지금은 단속조차 할 수 없습니다.

환경부는 인증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김승태, 영상편집 : 김종우, VJ : 도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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