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금융위기는 이제 빈민을 위한 무료급식소의 음식이 부족해지는 지점에 이르렀으며, 현재의 채무 협상이 가까스로 타결되더라도 당분간 더 깊은 빈곤의 수렁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NYT는 '그리스 금융위기, 가장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을 덮쳤다'라는 제목의 르포 기사를 통해 수도 아테네의 관광 명소를 벗어난 외곽 동네의 주민들이 겪는 고통을 전했다.
아테네 케라메이코스의 한 성당이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는 최근 더 이상 음식이 부족해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 급식소는 그동안 배고픈 주민 누구에게나 식사를 제공했지만 최근 급속히 많은 사람이 밀려들면서 수입, 취업, 공과금 서류 등을 보고 '절대 빈민'에게만 식사를 주기 시작했다.
그리스의 빈곤은 금융위기가 시작된 5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은행 영업중단 등 자본통제가 시행된 지난 2주일을 거치며 눈에 띄게 나빠졌다고 현지 구호 관계자들은 전했다.
난항 중인 국제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와의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더 혹독한 재정감축안이 시행되기 때문에 이들에게 주어지는 정부 보조금은 대폭 삭감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된다.
아테네의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2주간 음식, 의복, 의약품 등 구호물자에 대한 수요가 5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과점 체인인 '베네티스'는 생산량의 3분의 1인 하루 1만 개의 식빵을 실업자, 어린이, 퇴직자가 있는 가정에 나눠주는 것으로 구호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NYT에 "그리스에서 소비자는 남아 있지 않을 게 확실하다. 거지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테네 도심이나 부촌의 카페는 여전히 형편이 넉넉한 내국인과 관광객들로 북적여 평소와 다름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외곽으로 벗어난 '오모니아 광장' 같은 곳만 가더라도 누더기 옷을 입고, 길거리와 공원 벤치에 아무렇게나 누워 잠을 자는 노숙자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집주인과 협상해 월세를 깎거나, 구호단체의 무료 샤워와 세탁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 경우들이다.
NYT는 앞으로 "급식소의 줄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게 아테네 시민들의 공통된 걱정이지만, 이들은 "앞으로 20년 고통받겠지만 그래도 같이 고통받는 것 아니냐"는 위로로 눈 앞에 닥친 암울한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그리스 위기, 가난하고 배고픈 빈민에 직격탄"
NYT "자본통제 후 급속악화"…아테네 시민 "소비자 없고 거지만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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