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주의 논란을 일으킨 미국 남부연합기가 갈등의 진앙으로 거론되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퇴출됐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하원의회는 공공장소에서 남부연합기를 게양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찬성 94, 반대 20으로 가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법안은 지난 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상원의회에서 찬성 36, 반대 3으로 가결된 이어 이날 하원에서도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며 통과됐습니다.
남부연합기의 철거를 가장 먼저 주장한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서명하면 법은 24시간 뒤부터 시행됩니다.
AP통신에 따르면 헤일리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모두가 자랑스러워 할 새날이 밝았다"며 "오늘 결정은 우리를 진정으로 한 데 뭉치고 상처를 계속 치유하도록 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했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남부연합기를 주의회 구내에 달 정도로 이 깃발에 애착이 큰 지역이지만 최근 백인 청년의 흑인교회 총기난사 때문에 여론이 뒤집혔습니다.
백인 우월주의를 추종하는 딜런 루프(21)는 지난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이매뉴얼 흑인 감리교회에서 성경 공부를 하던 흑인 9명을 권총으로 살해했습니다.
루프가 소유한 웹사이트에서는 백인 우월주의 성향을 드러내는 선언문과 함께 남부연합기를 휘날리는 사진이 발견돼 파문이 일었습니다.
남부연합기는 미국 남북전쟁(1861∼1865년) 때 노예제 존치를 주장한 남부군이 사용한 깃발입니다.
일부 백인들에게는 남부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자존심으로 통했으나,흑인들이나 민권운동가들은 그 깃발을 인종차별 상징물로 여겼습니다.
인종주의 논란에도 남부연합기를 50년 넘게 지켜온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회가 결국 뜻을 꺾으면서 퇴출 추세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루프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뒤 미국 전역에서 남부연합기에 대한 반감이 들불처럼 번진 상태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대변인을 통해 "남부연합기는 박물관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지론을 밝혔습니다.
미국의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를 비롯해 아마존, 구글 등이 남부연합기나 그 문양이 새겨진 상품을 취급하지 않겠다며 퇴출 캠페인에 가세했습니다.
언론 매체들도 남부연합기는 연구해야 할 과거의 잔재일 뿐 기념해야 할 대상은 아니라며 공공장소 게양을 금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쏟아냈습니다.
남부의 다른 주에서도 이미 퇴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앨라배마 주는 지난달 주 상원 구내에서 남부연합기를 철거했습니다.
조지아 주는 자동차 번호판에 남부기 문양을 쓰는 것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미시시피 주의회에서는 남부기 무늬가 들어간 주 깃발을 새로 디자인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회는 남북전쟁이 끝난 지 97년이 지난 1962년부터 의사당 돔 지붕에 남부연합기를 걸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국흑인지위향상협회 등 민권운동가들의 반대 운동 때문에 지난 2000년 깃발을 지붕에서 구내 앞마당으로 옮겼습니다.
남부연합기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공공장소에서 철거되지만, 주에서 운영하는 남부연합 유물관이나 군사 박물관에서는 전시될 예정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인종주의 논란' 남부연합기, 갈등진앙서 퇴출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