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이규환 감독 1948년 영화 '해연' 일본서 발굴

이규환 감독 1948년 영화 '해연' 일본서 발굴
한국영상자료원이 해방 후 최초의 문예영화이자 배우 조미령의 데뷔작인 이규환 감독의 1948년 작품 '해연'을 일본에서 발굴해 수집했다고 밝혔습니다.

흔히 '갈매기'라는 별칭으로 불려온 영화 '해연'은 그동안 원본 필름의 향방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영상자료원 수집부는 일제강점기 한국 관련 영상물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일본 NHK 아카이브, 일본영상자료원, 고베영화자료관 등을 방문했다가 고베영화자료관에 한국 극영화 필름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야스이 요시오 고베영화자료관장이 "3년 전 고물상에서 발굴했다"고 밝힌 이 영화는 보존고에 한자로 '海燕'(해연)이라는 제목이 적힌 필름 캔 속에 9롤의 35㎜ 질산염 필름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담겨 있었습니다.

영상자료원은 고베영화자료관과 여러 차례 협상해 이 필름을 보존 목적의 '듀프&사운드 네거티브'와 '상영용 프린트' 필름으로 제작해 국내 반입하기로 결정했고, 일본 현상소 중 하나인 이마지카 웨스트에서 복사해 지난달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영상자료원은 이 필름의 디지털 활용본(DCP)을 제작해 국내 언론 시사를 통해 처음 공개했으며 오는 16일과 19일 일반에도 공개할 계획입니다.

데뷔작 '임자 없는 나룻배'(1932)로 잘 알려진 이규환 감독은 민족정신을 담아 사실적으로 현실을 그린 작품들을 만들어 한국영화사에 중요한 자취를 남긴 감독이지만 그의 작품은 은퇴 기념작 '남사당'(1974)이 유일합니다.

'해연'에는 감화원 소년들의 단체 노동 장면과 수길의 회상 장면이 주목할 만하다고 영상자료원은 분석했습니다.

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일꾼들을 상징적으로 묘사하는 단체 노동 장면은 곡괭이로 땅을 파는 소년들과 세찬 파도의 이미지를 병치하면서 웅장한 합창단 노래를 입힌 '소비에트 몽타주' 스타일로 그려졌습니다.

가출한 수길이 부랑자가 돼 겪는 대도시 서울의 위험한 풍경은 속도감 있는 쇼트 배열의 '몽타주 시퀀스'로 구성됐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