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가명)는 태어난 지 5일 만에 버려졌습니다.
부모는 생일이 4월 15일이란 쪽지만 남겨놓고 떠났습니다.
사랑이는 지난해 4월 19일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에서 발견됐습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베이비박스가 있는 곳입니다.
키 50.1㎝에 몸무게 3.3㎏.
눈, 코, 입부터 손가락 하나하나까지 모두 다 건강한 여자 아이였습니다.
교회는 일단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유전자 검사를 하고 사진을 찍고 사랑이를 구청으로 인계했습니다.
구청에선 건강검진을 한 뒤 서울시 아동복지센터로 보냈습니다.
발견 6일 만인 4월 24일 사랑이는 한 보육원에 정착했습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사랑이의 삶은 가까스로 다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사랑이는 고작 한 달간의 짧은 세상구경을 하고 하늘나라로 돌아갔습니다.
5월15일 새벽 4시 30분 보육교사는 사랑이에게 분유 120㎖를 줬습니다.
트림을 시켰는데도 사랑이는 어쩐지 계속 울어댔습니다.
A씨는 사랑이를 이불 위에 엎드려 눕히고는 등을 연방 토닥거렸습니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사랑이가 잠이 든 것을 확인한 A씨는 다른 방 아이들을 돌보려고 자리를 떴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 시간이 지난 오전 6시 40분쯤 다른 보육교사가 방에 들어와 안았을 때 사랑이의 몸이 축 늘어졌습니다.
얼굴은 창백했습니다.
놀란 보육교사는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119 구급대가 인근 병원 응급실로 후송했지만 사랑이는 회복하지 못하고 그날 아침 7시 40분 숨졌습니다.
병원에서는 '토사물 흡입으로 말미암은 호흡부전'이 사인이라고 했습니다.
엎드려 있을 때 토했다가 기도가 막혔다고 봤습니다.
검찰은 사랑이를 엎드려 재운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1심은 A씨를 무죄로 봤습니다.
2심인 서울중앙지법 항소1부(김수일 부장판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재판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 결과 정확한 사인은 불명확하다고 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재판부는 사랑이의 급사가 산모의 임신 중 흡연, 음주, 마약복용 등 태생적인 원인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랑이처럼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의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는 지난해 253명입니다.
2010년 4명에서 2011년 37명, 2012년 79명, 2013년 252명으로 계속 늘고 있습니다.
아이를 다시 찾아가는 부모는 20∼30%뿐입니다.
나머지는 사랑이처럼 경찰과 구청, 서울시를 거쳐 보육시설로 보내지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한 달 짧은 세상구경 마치고 하늘로 돌아간 사랑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