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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복거일 "유승민 너무 오래 머물렀다…국정에 부담주지 마라"

* 대담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 한수진/사회자: 

<비명을 찾아서> 소설가 복거일 씨 잘 아시죠? 지난 2012년 말기암 진단을 받고도 최근 무려 세 권의 책을 펴냈습니다. 24년 전에 펴낸 장편소설을 마무리 짓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낸 건데요. 소설가 복거일 씨 모시고 말씀 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다들 선생님 건강 걱정 많이 했는데요. 어제 기자간담회 사진 보니까 걱정했던 것보다 좋아 보이시던데요? 어떠신지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암이라는 것이 하루 이틀 사이에 갑자기 나빠지는 건 아니니까 그냥 견딜 만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시군요. 이번에 드디어 완간을 하셨는데요. <역사 속의 나그네> 처음 연재된 게 1989년 아니었나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88년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1988년이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네.

▷ 한수진/사회자: 

이번에 완간을 하신 거죠?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네.

▷ 한수진/사회자: 


91년에 3권까지는 쓰신 거고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네.

▷ 한수진/사회자: 

그 다음에는 숙제를 다 하시지 못하신 거죠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네. 이번에 한 셈이죠. 

▷ 한수진/사회자: 

(웃음) 꼭 이 작품만은 완간을 하고 싶으셨던 모양이네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처음에 3권까지 냈는데 중간에서 끊어졌거든요. 이야기 중간에서. 독자들이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러면서 곧 이어질 거다 했는데 못 하다가 스물 몇 해가 지난 거죠. 

▷ 한수진/사회자: 

1년도 안 돼서 밀린 숙제 하듯이 3권을 한꺼번에 내신 거잖아요?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신데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에너지가 대단하다기보다 독자들이 처음에 문의해 오시다가 지쳐서 문의도 끊어지니까 저로서는 독자를 잃었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웃음)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그게 마음이 아팠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제가 여생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자 우선 이걸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열심히 썼죠. 사람이 그런 일을 당하면 집중이 잘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지금 1년 만에 3권을. 대단하세요. 자신과의 약속도 지키시는 거고 독자와의 약속도 지키시는 건데. 사실 <역사 속의 나그네>가 출간했던 당시만 하더라도 굉장히 생소한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소설이었잖아요. 타임머신 타고 간 시대가 조선시대였고 그것도 임진왜란을 몇 년 앞둔 시점인데 뭔가 뜻하신 게 있으셨던 것 같아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주인공이 현대의 지식을 가지고 조선 사회에 불시착해서 살아가면서 지식이 퍼져나가지 않겠어요? 지식을 통해서 사회를 바꾸고 급속도로 진화를 시키는 그런 작업에 의식적으로 매달리는데 그러한 사회변혁 작업이 가장 시급한 때라면 임진왜란 직전이라고 할 수 있죠. 거대한 개항이 닥쳐오니까 그 지식 중에는 앞으로 미래가 펼쳐질 지식도 있으니까 임진왜란에 조금만 대응만 하면 그렇게 대참사가 안 될 수 있다 그런 것을 한번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6권의 맨 마지막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꼭 하고 싶으셨던 말씀도 바로 그 말씀이 되는 건가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모든 작가들의 욕심이 똑같겠지만 자기 얘기 끝나고도 독자들은 그 얘기를 이어가기를 희망하는 거 아니겠어요? 제 얘기는 일단 임진왜란 전에 끝나지만 그 후에 주인공이 퍼트린 지식들이 조선사회를 변혁시켜서 어떻게 임진왜란과 같은 대참사에 대응하는 힘을 기를 수 있을까. 독자들 마음속에서 이 이야기가 계속 되기를 바라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저마다의 답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화두를 던지신 거예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네.

▷ 한수진/사회자: 

큰 작업을 끝내셨는데요. 사실 얼마 전에 신경숙 작가의 표절과 관련해서도 선생님 말씀이 사회적으로도 큰 화두를 던졌어요. 선생님께서 누구도 표절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말씀을 하셨던데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들리더라고요. 어떤 뜻이었습니까?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작가가 모든 걸 다 자기가 생각해내서 글을 쓰는 건 아니잖아요. 모든 예술 작품 또는 사실 지적 작품도 그래요. 이미 사회에 존재하는 엄청난 지식들 가운데 일부를 뽑아서 자기 나름으로 결합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꾸미잖아요. 결국 공적 재산에서 자기가 그 일부를 차용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걸 섞어서 작품을 만들면 남을 베꼈다는 느낌을 주죠. 그러니까 그렇지 않고 그것을 화학적인 결합을 시켜서 자기 나름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니까 자칫하면 그 베꼈다는 느낌을 줄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저는 표절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 그 뜻대로 굉장히 큰 도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잖아요. 저는 모든 작가들이 실은 그런 작업을 하는데 나름으로 그것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듬어내니까. 무쇠를 달궈서 새로운 무엇을 만들 듯이... 게을러서 자체적으로 덜 다듬어진 작품을 내면 베꼈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 점을 지적한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 말씀이셨군요. 그래서 작가가 게을렀다고도 생각한다, 이런 말씀도 남기셨군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그래서 작가가 게으르다는 말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작가도 사람이니까 하다가 지치고 실수도 나오고 그렇잖아요? 그러니까 늘 작가는 아주 전쟁을 하는 기분으로 작품을 써야 하는데 사람이 살다보면 그렇죠. 마감도 쫓기고 하니까 좀 다듬어야 되겠다고 했다가 그냥 넘기는 경우도 있으니까. 

▷ 한수진/사회자: 

사실 이번 표절 논란의 민낯은 문단 권력에 있었다고도 말들도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손에 든 게 망치밖에 없으면 세상의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 라는 말씀도 하셨더라고요. 이 말도 좀 풀어주세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문단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권력이라는 표현을 썼거든요. 문단에 권력이 존재한다. 근데 권력이라는 말이 정확하고 섬세하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에요. 인간관계를 벌레의 삶으로 파악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걸 권력이라는 말을 미묘한 데에 쓸 수는 없다. 제가 얘기한 건 그거예요. 작품이라는 것이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 속에서 존재하니까 유통되니까 결국 시장 경제의 한 부분이거든요. 문화 행위도. 작품이 나오면 시장에서 독자들의 반응에 따라서 잘 팔리고 덜 팔리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시장경제 틀에서 문학 활동도 한 번 바라봐야 하지 않느냐. 그런 얘기를 한 거예요. 그렇게 보면 권력이라는 건 그리고 선택은 소비자에게 있잖아요. 독자들에게. 독자가 무엇을 고를 때 누구의 지시를 받거나 간섭을 받는 게 아니고 독자가 절대적인 선택권을 갖고 있다면 사실 권력이라는 걸로 파악하는 건 정교하지 못하지 않느냐. 그런 뜻이에요. 그러니까 생산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때로는 출판사와 이름 없는 작가와의 관계에서는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권력으로 비칠 수 있겠죠. 하지만 그거야 우리 경제의 모든 데에 적용되는 거 아니겠어요? 모든 발명가 모든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다 이거 내꺼 만들어서 시장에 내놉시다 하면 기업이 그걸 다 선뜻 받아들이는 거 아니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선생님. 권력 이야기 나왔으니까요. 선생님 모시고 이 얘기 꼭 여쭙고 싶었습니다. 얼마 전까지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으로도 활동하셨으니까요. 정치권력 이야기도 좀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최근 새누리당 모습 어떻게 보고 계세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웃음) 

▷ 한수진/사회자: 

어제 최고위원회 회의 같은 경우는 욕설까지 나와서 막장 드라마다 이런 얘기까지 나왔잖아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그게 우리가 정치인들에게서 도덕군자를 원하는 것이 아니고 권력욕이 강한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까 때로 그런 모습도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욕설 나온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근저에 있는 왜 그런 것이 나오는 가를 살펴야지 나온 것만 가지고 욕설이 나왔다는 것만 가지고 평가하면 피상적이 안 되겠는가.

▷ 한수진/사회자: 

선생님께서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세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이번에 국회 운영 위원회.. 시행령에 관한 

▷ 한수진/사회자: 

국회법 개정안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법률 때문에 촉발이 됐고 거부를 하셨잖아요 대통령께서. 거기에 덧붙여서 유승민 원내대표를 비롯한 현 새누리당 집행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신 거거든요. 그러니까 둘 다 사실 반응하신 거예요. 박 대통령께서는. 그렇죠? 그러니까 일을 촉발시켰다기보다는 상황에 반응하신 거거든요.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현재 새누리당의 원내 지도부가 정당이라는 개념에 소홀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 한수진/사회자: 

무슨 말씀이신가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대통령 선거에 나갈 때는 정당후보로 나간 거 아닙니까. 그러면 책임지는 건 정당이죠. 그러니까 정당이 의회에 들어가서 입법권을 행사할 때도 또한 정당의 대표라는 측면도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보면 입법부와 행정부만으로 얘기가 진행된다고 얘기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잖아요. 선거에 나간 정당의 책임이 있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선생님께서는 여당 쪽이 더 잘못이 크다고 보시는 거군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여당 야당이 문제가 아니고 여당과 행정부 사이 얘기를 하는 거죠. 야당이 발목 잡고 계속 연기시키고 하는 그것은 저는 우파 자유주의 입장이니까 그건 논외예요. 너무 그것은 문제가 많아서 뭘 하면 꼭 선진화법 가지고 발목을 잡으니까 지금 국회가 꼼짝 못 하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선생님 지금 시간이 없어서요. 이 사태를 어떻게 풀면 좋겠습니까?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원내대표가 물러나야 되겠죠. 누가 책임져야 하니까.

▷ 한수진/사회자: 

사퇴를 해야 한다?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네.

▷ 한수진/사회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본인이 너무 오래 머물렀다고 생각해요.

▷ 한수진/사회자: 

더 이상 부담을 주지 말아라, 국정에 이런 말씀이신가요?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그렇죠. 유승민 대표가 사퇴를 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소통하는 방안 아니겠어요?

▷ 한수진/사회자: 

선생님 더 많은 말씀을 나눴으면 좋겠는데요.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고요. 끝까지 펜을 놓지 않으시고 정치권에 하실 이야기 있으실 때마다 저희 라디오에 목소리 자주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 복거일 소설가(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소설가 복거일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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