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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성완종 수사, 검찰의 자충수 되나?

* 대담 : 이한석 SBS 기자

성완종 수사, 검찰의 자충수 되나?

▷ 한수진/사회자: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이 80일 동안의 수사를 마치고 어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죠. 메모 속 8명 가운데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 두 명만을 기소했습니다. 어떻습니까. 지금 평가들이 신통치가 않은데요. SBS 법조팀 이한석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한석 기자 어서 오십시오.

▶ 이한석 SBS 기자: 

오랜 만에 뵙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말 오랜만이네요. 일단 검찰 분위기는 어때요?

▶ 이한석 SBS 기자: 

전망대를 출근할 때 많이 들으시잖아요. 오늘은 검사들이 잘 안 들을 겁니다. 귀가 간지러워서. 이게 수사 결과를 발표를 하고 나서도 비공개 브리핑이 유난히 길었어요. 한 시간 반 정도 이어졌는데 새로운 얘기는 하나도 없더라. 이게 기자들의 중론입니다. 아마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검찰수사팀의 기분이 썩 좋지 않았을 겁니다. 어제 오늘 조간을 비롯해서 어제 주요 방송사에서 기사의 논조를 보면 상당히 매 맞는 것 같은 느낌.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이한석 SBS 기자: 

각오도 했을 겁니다. 그런데 어쨌든 얼굴은 상당히 불편하지 않겠는가. 그런 분위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큰 수사 마쳤으니까 개운해야 되는데 그렇지가 못 하네요.

▶ 이한석 SBS 기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수사 결과 다시 한 번 정리 해볼까요?

▶ 이한석 SBS 기자: 

수사의 갈레 크게 세 가지인데요. 일단 성완종 회장이 남긴 메모 속 8인에 대한 수사 그리고 메모 이외의 금품 제공 의혹 수사 나머지가 바로 특별 사면 의혹 수사입니다. 메모 속 8인. 수사의 본류죠. 홍준표 지사, 이완구 전 총리 2명만 기소했습니다. 그것도 불구속 기소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불기소 또는 공소시효 지났다 해서 공소권 없음 처분을 했습니다. 특별사면의 의혹도 수사를 했는데요.

▷ 한수진/사회자: 

이건 좀 곁가지죠?

▶ 이한석 SBS 기자: 

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 씨도 언급이 됐었는데 역시 이것도 공소시효 지났다, 공소권 없음. 나머지 금품 의혹 수사. 여야 이인제, 김한길 의원 그리고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 3명이 연루가 돼 있는데 이건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고 이어서 계속 수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80일 동안 검사만 13명 정도 수사 인력이 동원됐습니다. 수사하는데 불구속 기소 2명, 평가 일단 청취자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 수사 초반에는 이렇게 결연한 의지를 밝혔었죠?

▶ 이한석 SBS 기자: 

그렇습니다. 수사팀도 계속 순차적으로 늘려나갔어요. 검사만 13명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검찰 내부에서 이른바 특수통. 칼잡이라고 하는 데는 기라성 같은 검사들이 전면 포진했습니다. 시작부터 강하게 몰아 붙였죠. 성회장 측근들. 박준호, 이용기 이 두 분들 측근들을 중심으로 구속했습니다. 혐의는 증거인멸 혐의. 이때만 해도 기자들이 뭔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비밀 장부를 숨겼구나. 찾으면 정국의 뇌관이 될 수 있고 판도라 상자 열린다 이런 분위기였거든요. 거기다 경남수색 압수수색 서너 번 했거든요. 그래서 너무한 거 아니냐. 먼지 털이 수사 아니냐. 정말 검찰이 발본색원할 분위기다. 이런 들끓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수사 정말 열심히 하는 구나 생각했는데 한 40일 쯤 됐나요. 검찰이 조용히 이런 얘기를 합니다. 비밀장부 없더라. 이때가 변곡점이 됩니다. 사실상 수사 기간의 절반을 비밀장부 찾기 위해서 수사력 모은 셈인데 핵심 증거 실제로 없는지 못 찾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때부터 수사 동력이 급격하게 상실이 됐습니다. 이때부터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비판도 나오면서 어쨌든 초라한 수사 결과를 내보내게 됐죠. 검찰 일각에서는 수사 전략을 잘못 짠 거 아니냐 하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꼭 전략의 문제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무엇보다 최대 관심사는 대선 자금 수사였잖아요? 결국은 아무 것도 없었던 거죠?

▶ 이한석 SBS 기자: 

그렇습니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언론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핵심 의혹이 대선 자금 수사입니다. 이른바 박근혜 후보 캠프 3인방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최대 쟁점이었습니다. 그런데 홍문종 의원만 소환하고 서병수, 유정복 시장은 서면조사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검찰의 해명은 이겁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 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할 추가 단서는 없었다. 그래서 나오는 비판이 그러면 80일 동안 뭐 했냐는 거죠. 검찰도 할 말은 있습니다. 금품 제공 수사의 핵심이라는 게 Deep Throat 다시 말해서 금품 전달자의 진술이 핵심입니다. 핵심 당사자가 사망한 상태여서 수사 시작부터 어려웠다. 이런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이런 얘길 하더라고요. 경남기업 자금을 추적해봤는데 대선 앞두고 실제로 현금으로 빠져나간 돈이 1억 8천만 원 안팎이다. 그렇다면 성완종 회장이 메모에 남긴 대선 3인방 이름 옆에 적힌 액수가 8억 원입니다. 숫자가 안 맞는다는 거예요. 메모가 거짓이라는 말을 노골적으로 꺼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검찰은 성 전 회장의 돈이 대선자금으로 간 것 같지는 않다 이렇게 주장하고 싶었던 거죠. 짚고 넘어갈 점은 이번 수사의 본질이라는 게 성 전 회장이 남긴 의혹을 규명하라는 거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수사결과 발표 때문에 의혹만 커졌다. 8억 원 어디 갔냐는 거죠. 그리고 검찰이 의혹을 규명하라고 했더니 결국 대선자금으로 사용 안 한 것 같다 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의혹이 불거진 3인방에 대해서 의혹을 풀어달라고 수사를 한 건데 결국 면죄부만 준 거 아니냐 이런 비판도 나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서면 조사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을까요? 청와대 전현직 비서실장 3인방도 소환을 아예 안 했잖아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이한석 SBS 기자: 

역시 검찰측 해명은 이런 겁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나 음성 파일의 구체적인 의혹을 제기할 단서가 부족했고 심지어 김기춘 허태열 실장 말고는 이병기 실장 같은 경우에 금품 액수가 아예 적혀 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결국 결론은 이 분들 같은 경우는 금품 액수가 적혀 있어도 공소시효가 지났다 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검찰에서 서면 조사를 선택했다고 하는데 수사 방법을 선택하는 건 검찰의 고유 권한입니다. 소환조사를 하든 서면조사를 하든 검찰 마음인데, 소환조사가 사실은 서면조사보다는 조사 기법으로 봤을 때 검찰 입장에서는 유리한 것이 많습니다. 압박 질문 할 수 있고 질문을 이리저리 미묘하게 바꾸면서 진술의 차이점, 차이를 비틀어서 추궁 할 수도 있는 거예요.

통상적으로 소환조사 한다는 것은 검찰이 사법처리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거고 서면조사는 불기소를 염두에 두고 검찰이 택하는 방식이다. 이 부분이 이상하다는 거예요. 이번 수사가 기소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한다는 명분이 강했는데 공소시효가 지났고 증거를 못 찾았다는 이유만으로 시작부터 서면부터 택한 건 소극적인 거 아니냐. 이른바 현 정부의 실세들이기 때문에 검찰이 몸 사린 거 아니냐, 하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충분히 그런 오해가 가능한 상황인 거죠.

▶ 이한석 SBS 기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앞서서 저희가 곁가지 수사 이런 표현도 썼는데 노건평 씨 같은 경우에는 기소하진 않았지만 소환조사를 했잖아요. 이건 또 어떻게 봐야 하는 거예요?

▶ 이한석 SBS 기자: 

이 부분이 형평성이 안 맞는다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거죠.
▶ 이한석 SBS 기자: 

통상적으로 기소하지 않는 경우에 구체적인 의혹에 대해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건평 씨 같은 경우에는 돈 안 받았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요. 특별 사면 청탁도 안 했다는 건데. 검찰이 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을 굳이 부각을 시키면서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강조를 하더라고요. 고향 후배가 어떻게 청탁했는지부터 봉하마을에 찾아간 횟수, 구체적인 진술 취조까지 공개합니다. 굉장히 이례적인 거죠. 청와대 전현직 실장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같이 공소시효가 지났는데 한쪽은 서면조사하고 한쪽은 소환통보를 하고. 망신주기 수사 아니냐는 겁니다. 이런 약간의 차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도 해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인제 김한길 의원 수사는 어떻게 될 것 같아요?

▶ 이한석 SBS 기자: 

계속 소환조사에 불응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소환조사 없이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 반드시 검찰 출석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인제 의원은 나오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거라 안 나오는 이유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김한길 의원은 야당 탄압이라서 야당 지도부가 못 나가게 한다 라고 버티고 있는 상황인데요. 검찰과 정치권의 알력 싸움을 비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현역 의원들에 대해서 검찰이 체포할 수 있겠느냐, 이 부분은 조금 세모예요. 그런데 검찰들도 마냥 기다릴 수가 없는 거죠.

그렇다면 방법은 몇 가지인데 소환조사 없이 기소할 수도 있고 아니면 서면조사를 대체하면서 기소하는 법도 있습니다. 검찰의 선택을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뭔가 검찰이 확실한 게 있어서 버티는 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수사결과를 봤을 때 과연 이번 수사결과가 유의미하겠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뭔가 있긴 있으니까 소환조사를 하겠다고 한 거 아니겠어요? 그냥 막 부를 수는 없잖아요?

▶ 이한석 SBS 기자: 

통상적으로는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통상적으로는. 홍준표 지사, 이완구 전 총리 기소는 어떻게 보시는 거예요?

▶ 이한석 SBS 기자: 

사실 이것도 좀 아슬아슬한데요.

▷ 한수진/사회자: 

아슬아슬해요?

▶ 이한석 SBS 기자: 

홍준표 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가 조사받고 나와서 취재진에게 그랬습니다. 왜 불렀냐고? 나 왜 불렀습니까? 취지로 애기했습니다. 검찰이 기소하면서 보통 구체적인 혐의가 적시된 공소장을 공개하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공개 안 합니다. 재판 가서 우리가 다투겠다. 금품 건넨 시점과 장소를 특정했다고 하는데 조사할 때도 구체적으로 진술 추궁은 안 했다는 겁니다. 이상하다는 점은 일단 그렇습니다. 성 전 회장이 숨진 상태이기 때문에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공소 유지를 문제없이 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가 있어요. 두 인사도 공소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 유죄가 나올 지는 미지수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정리 해볼 수 있을까요?

▶ 이한석 SBS 기자: 

80일 넘게 최소 수사 인력을 동원해서 밤잠 안 자고 수사한 건 맞는데 중요한 건 그겁니다. 성완종 수사의 본류가 메모 속 8인에 대한 수사입니다. 그런데 메모 안에 있는 인사들의 수사에 대해서 제대로 성과는 내지 못하면서 엉뚱한 수사 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거거든요 결국 성완종 리스트 수사는 명분도 실리도 얻지 못한 검찰의 자충수가 된 거 아니냐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씁쓸하죠. SBS 법조팀 이한석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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