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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골프연습장서 스윙하다 실명했다면 누구 책임?

* 대담 : 임제혁 변호사 (법무법인 메리트)

▷ 한수진/사회자:

뉴스에 나오는 법률 이야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법은 이렇습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제혁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  임제혁 변호사: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어떤 법 얘길 나눠볼까요?

▶  임제혁 변호사:

예, 지난 주에 있었던 판결이구요, 언론에서 많이 다루었던 스크린골프 연습장에서 있었던 사고 관련 판결입니다. 스크린골프장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다가 분리되어 튕겨져 나온 헤드에 맞아 실명을 한 사안인데요, 법원에서 스크린골프장 업주에게 사고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서 약 1억원을 배상하도록 한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실명한 이 남성이 골프를 치다가 실명을 했는데 스크린 골프장 업주가 1억 원을 배상했습니다. 그럼 스크린 골프장 업주가 잘못했다는 거네요?

▶  임제혁 변호사:

예, 그렇습니다. 스크린골프장 업주가 잘못을 했다는 거구요, 일단 정확하게 스크린골프장에서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스크린골프장에는 공용으로 쓰는 골프채가 미리 비치 되어있구요, 손님은 비치된 골프채를 이용해, 오락게임 하듯 화면을 향해 공을 치는 겁니다.

즉 사고는 골프장에 비치된 골프채를 휘두르던 중에 발생한 것이죠. 피해자가 골프채를 휘둘렀는데, 골프채 앞부분에 쇠로 된 부분, 헤드가 분리되면서 바닥에 맞고 튕겨져 나와 피해자의 눈을 충격해서 실명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결국 골프채가 스크린골프장에 비치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겠군요.

▶  임제혁 변호사:

그렇죠. 아까 스크린골프장 주인이 잘못한 것이냐고 물으셨죠? 법적으로 잘못했다고 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제되는 것이 “어떤, 어떤 것을 하여야 한다.”는 의무입니다. 그 의무를 어겼을 때 잘못한 게 되는 거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스크린골프장에 있는 골프채는 방문하는 모든 손님들이 써요, 그리고 그 손님들이 다 골프를 잘 치는 건 아니에요. 어떤 사람들은 기가 막히게 치지만, 어떤 사람들은 팔이 얼얼할 정도로 골프채로 땅을 내려찍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골프채가 상하는 거죠. 이사람 저사람 다 쓰다보니까.

결국 스크린골프장 운영자는 이렇게 골프채가 상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골프채의 안전성에 대한 점검을 하여야 하는 의무가 생기는 겁니다. 놀이기구에서 사고 나는 것 하고 동일하다고 보시면 되요. 운영자에게 안전에 대한 주의의무가 있는 것이죠. 이런 의무를 지켰냐가 골프장 운영자에 대한 책임을 묻는 기준이 된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법원이 스크린골프장 업주에게만 배상 책임을 물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  임제혁 변호사:

예, 법원은 방금 말씀드린 것 같은 주의의무를 스크린골프장 업주가 지키지 못했다고 본 것입니다. 즉 스크린골프장 운영자라면 앞사람이 쓰던 채를 다른 손님에게 제공할 때는 주기 전에 이상이 있는 지 없는 지를 살피고 제대로 된, 안전한 채를 제공하였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스크린골프장 업자가 이런 안전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본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실명을 한 피해자는 스크린골프장 업주와 스크린 골프 장비 판매사업체, 그리고 골프채 수입업체까지 고소를 했네요? 피고로 삼은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예, 그렇죠, 피해자는 스크린골프장 업주 뿐만 아니라스크린 골프 장비 판매사업체, 골프채 수입업자까지 모두 피고로 삼았어요. 그런데 판결은 스크린골프장 업주의 책임만을 인정했어요. 사실 이 판결에 대해서 많은 네티즌들이 스크린골프장 업주가 책임을 지는 것을 떠나 왜 스크린골프장, 요즘 다 프렌차이즈잖아요, 프렌차이즈 본사는 왜 책임을 지지 않았는지, 골프채 만든 사람은 왜 책임을 안 지는지 분개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스크린 골프 장비 판매사업체와 골프채 수입업체는 전혀 책임이 없는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프랜차이즈의 형태가 다양해서 사실 이건 일도양단으로 말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보죠. 보통 음식 프랜차이즈에서 많이 보이는 양태인데요, 본사가 거의 완제품에 가까운 물건을 공급하는 겁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그냥 조리법에 따라 데우거나 해동하는 작업만 하면 되요. 그런데 가맹점에 찾아온 손님이 먹고 심한 배탈이 난 겁니다. 이때는 당연히 스크린 골프 장비 판매사업체가 상한 제품을 공급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거예요.

그런데 이 사건 골프장의 경우는, 물론 유명한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이긴 하지만, 이것은 본사가 제작 판매하는 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것이지, 그 외의 부분에 대하여서는 가맹점에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는 형태였던 것입니다. 즉 본사가 관리 감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사고의 개연성을 높이는 특정 실내 디자인을 주문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법원은 스크린 골프 장비 판매사업체의 책임을 인정하지는 않은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골프채 수입업체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사실 이 부분은요, 피해자는 골프채의 판매자, 수입업자가 휘두르는 중에 헤드가 분리되는 통상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골프채를 팔았다면서 손해배상을 구한 것인데요.

그런 하자 있는 채를 팔았다면 당연히 책임이 인정될 겁니다.

그런데 이 골프채는 그 이전에 누가 어떻게 사용했는지 모르는 면이 있구요, 다시 말해 언제나 정상적으로 사용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이 사고를 판매업자가 지배하는 범주에서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고 본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스크린골프장 업주에 따르면 실명한 피해자가 술에 취한 채 스윙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음주여부는 재판에 영향을 주지 않나요?

▶  임제혁 변호사: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이건 입증의 영역인데, 아마 피해자가 음주상태였던 점을 특별히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본 것 같습니다.

물론 음주상태인 점이 입증이 된다면, 분명 고려가 되겠죠. 우리가 이걸 과실상계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서 나도 잘못했지만 너도 잘못했으니 서로 퉁칠 건 퉁치자는 것입니다. 술에 취해서 골프채를 휘두르다가 사고가 났다면, 분명 업주의 책임이 지금보다는 낮아질 필요가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변호사님이 보시기에 1억 원 배상이 타당하다고 보세요?

▶  임제혁 변호사:

실명이라는 사고는, 생각해 보세요 팔이나 다리가 부러졌다가 시간이 지나서 다시 붙는 거 하고는 거리가 멀거든요. 영영 실명인거죠. 그런데 손해배상을 구하는 공식이 있어요. 여기에는 피해자가 얼마나 더 살 수 있는 지, 통상 같은 직업군에서 언제까지 일을 하는 지, 현재 수입이 얼마인지, 사고로 인해 입은 피해로 노동력이 얼마나 저하되는 지 등을 고려하는 건데,

이 사고를 보면 그 액수가 과다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이와 비슷한 판례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  임제혁 변호사:

실내스크린골프장 사례가 또 있기도 합니다. 이 사건은 공은 제대로 때렸구요, 공이 스크린에 맞고 튀어나와서 대기석 소파에 앉아 있던 사람이 눈에 맞아서 피해를 입고 시력저하 등 녹내장이 생긴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법원은 스크린골프장 영업주에게 공이 스크린을 맞고 튕겨 나오지 않게 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고, 손해배상을 하도록 했습니다.

또 주민센터 헬스장에서 어린이가 런닝머신에 팔이 끼어 화상을 입은 사건에서도 운영주체가 어린이도 드나드는 곳에 관리인을 두지도 않은 점에서 런닝머신을 설치 관리하는데 하자가 있다고 봐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만약에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다가 다쳤다, 그럴 경우 배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런닝머신 얘기가 나왔으니까요, 런닝머신에서 뛰다가 사고가 났어요. 일단 저라면 기계에서 어떤 이상이 있었는지 물어볼 것 같습니다. 정말로 정상적으로 뛰는데 기계가 멈추질 않는다거나, 갑자기 빨라져서 사고가 난 것인지, 그래서 기계를 설치, 관리하는 데 어떤 이상이 있는 지 알아내야겠죠. 그리고 어떻게 뛰다가 사고가 났는지 물어 볼꺼에요. 정상적으로 뛰던 게 아니라 희한한 스텝을 밟으면서 뛰었다면 설사 기계가 이상해도 받을 손해배상액이 뚝 떨어지겠죠.

이렇게 사고라는 특수한 상황은 적어도 두 주체가 관련되기 때문에 일도양단으로 누구에게 책임이 전적으로 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운동시설이나 편의시설 등에서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이런 피해를 당했을 때 법적으로 손해를 최소화하거나 손해를 입지 않는 방법이 있나요?

▶  임제혁 변호사:

먼저 이용자의 측면에서는 정상적인 이용방법을 따라야 될 것 같아요. 스크린골프장에서는 음주를 하면 안되겠죠. 런닝머신에서는 축구 드리블하는 듯 한 스텝을 밟아서도 안 될 것 이구요.

그리고 시설제공자는, 배타적인 관리자 아닙니까, 당연히 시설이 안전한지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겠죠. 그리고 혹 모를 사고와 그로 인해 생길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용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CCTV를 설치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설물과 관련된 하자로 생기는 손해를 대비한 보험에 들어두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 설명 잘 들었습니다. <법은 이렇습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제혁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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