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메르스 사태는 한국사회 축소판…뼈아픈 교훈

<앵커>

메르스 사태를 통해 우리 사회의 민낯이 또 드러났죠. 무능한 정부에 대한 비난과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심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SBS 연중 캠페인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메르스 사태로 본 우리 사회의 문제와 교훈을 연세대학교 김호기 교수의 객원리포트로 정리했습니다.

<기자>

메르스 사태는 우리 사회가 놓여 있는 현주소를 생생히 보여줬습니다.

첫째, 정치학적 시각에서 정부의 책임이 가장 엄중합니다.

전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투명한 정보 공개와 공유, 신속한 의사결정과 적절한 통제, 지자체·병원·시민사회와의 유기적 협력이 요구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초기 대응에 실패했습니다.

국가의 무능력과 무책임을 깨닫는 순간, 공동체로서의 사회는 각자도생의 길을 걷게 됩니다.

둘째, 심리학적 시각에서 메르스는 그 정체를 몰랐던 전염병입니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큰 불안과 공포를 낳았고, 이 과정에서 괴담을 양산했습니다.

미지의 전염병에 대한 인간의 심리는 합리적 사고보다 신속한 정보를 선호합니다.

투명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으면, 괴담과 공포는 무한증식하기 마련입니다.

셋째, 의료사회학적 관점에서는 메르스에 대한 정확한 인식 부족, 우리 사회 특유의 병원 문화가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현재의 보건 역량과 체계로는 미래의 위험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세계보건기구 합동조사단의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태 확산의 결정적 진원지가 된 평택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의 책임 또한 결코 작지 않습니다.

넷째, 미래학적 관점에서 도시화,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적 접촉의 증가는 전염병과 같은 ‘오래된 위험’은 물론 원전과 같은 ‘새로운 위험’을 동시에 증대시킵니다.

위험은 도처에 널려 있을 뿐만 아니라 노인·어린이·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더욱 위태로운 영향을 미칩니다.

메르스 사태는 불확실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 사태가 우리 사회에 안겨준 교훈을 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박정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