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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너 어디야?"…끝없는 감시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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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전화를 왜 이렇게 안 받아?"

"여보세요? 너 나오기 전에 전화하라고 했잖아."


24시간 감시 당하고 있는 한 소녀가 있습니다.

[김민채 (중1) : 저는 제 휴대전화 패턴 몰라요. 제 페이스북 아이디랑 비밀번호도 다 알고 있고요. 카카오톡도...]

휴대전화 압수는 물론, 친구들과의 대화 내용까지 모두 추적 당하고 있습니다. 감시자는 바로 ‘엄마’입니다. 민채에게 걸려오는 엄마의 전화는 매일 30통이 넘습니다. 

엄마의 감시와 관리는 점점 더 치밀해지고 있는데도 민채는 엄마에게 절대 반항을 하지 않습니다.

"제가 유치원 때 엄마와 아빠가 싸우고 나서 아빠가 나가면 엄마 혼자서 거실에서 울고 있었어요. 그때 되게 초라해 보였어요. 그런데 그 초라한 모습이 저랑 싸울 때 나오는 거예요. 저는 어렸을 때, 그 표정이 인상에 남아서 엄마가 그 표정을 짓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그냥 말을 안 해요. 그냥 엄마 안아주고 싶어요."

민채는 엄마가 우는 게 싫고 미안해서 싸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민채 엄마도 나름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민채는 선배들에게 언어 폭행을 당했습니다.

"수학여행에서 남자애들 방에 넣어버려, 여자로서의 기능을 못하게 해버리겠다, 그런 형태로 문자를 했더라고요. 그 후로 딸의 휴대전화를 볼 수밖에 없었어요."

그 후로 엄마는 민채를 보호하고 싶어서 설마 하는 마음에 계속 전화를 걸게 됐다고 합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늦은 밤까지 집에 오지 않을 때가 있어 걱정이 커졌다고 합니다.

"임신 사실을 알았는데, 부모님께 알리지 않았어요. 아이를 지우라고 할까 봐… 그렇게 19살 때 진통이 왔어요. 정말 느껴보지 못한 고통이었어요. ‘내가 이제 엄마가 되는구나’라고 생각했죠."

게다가 자신이 겪었던 불행한 과거를 혹시나 딸이 다시 밟는 건 아닌지 늘 근심과 미안함이 가시지 않습니다. 근심으로 가득한 딸을 바라보는 또 다른 엄마, 민채의 외할머니도 미안함으로 가득합니다.

"자식을 키워봐야 부모 마음을 알지. 자식 둘 키워보니까 엄마 마음 알것제. 엄마는 늘 네가 염려스럽고 미안한 마음이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딸이 이어받지 않기를 바라며 걱정과 관심으로 가득한 엄마. 그런 걱정과 관심이 지나친 관리라며 부담스러워하는 딸. 

이 두 사람의 좁혀지지 않았던 거리는 서로의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고 난 후 조금 가까워졌습니다. 

두 사람은 이제 새로운 약속을 했습니다. 서로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을 확인한 만큼 민채와 민채 엄마의 약속이 행복으로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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