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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쓴 상류사회'에 대한 드라마의 영원한 호기심

SBS '가면'·'상류사회', 재벌가 동시 조명

드라마는 상류층을 지향하고, 영화는 하류층을 조명한다는 말이 있다.

남녀노소가 손쉽고 편안하게 판타지를 소비하는 TV 드라마에서는 화려한 재벌가의 이야기를 그리는 게 성공률이 높고, 극장에서의 2시간을 돈 주고 산 관객에게는 사회의 부조리와 그늘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영화가 호평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TV 드라마에 재벌 2세, 상류층의 이야기가 어제도, 오늘도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그 때문.

그래서 '그 나물에 그 밥'일 경우도 많지만, 제작진도 기본 공식에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런 와중에 현재 SBS가 월화극과 수목극에서 나란히 상류사회의 그늘을 까발리는 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월화극 '상류사회'와 수목극 '가면'은 모두 재벌가의 이야기를 다룬다.

SBS는 또 이에 앞서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도 우리 사회 1% 최상류층의 모습을 세밀하게 풍자했다.

'상류사회'와 '가면' 모두 시청률은 9~10% 정도.

하지만 화제성은 그 이상이다.

등장인물들의 고가의 패션과 호화로운 생활부터, 세간의 이목을 의식한 왜곡된 삶과 이전투구식 재산다툼까지 두 드라마가 제공하는 볼거리와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 가깝고도 먼 재벌가의 은밀한 삶 올해만도 우리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이혼소송, 임세령 대상 상무와 배우 이정재의 열애, 신동주 일본 롯데그룹 전 부회장의 경영권 박탈 등 재벌가에서 벌어진 사건을 '떠들썩하게' 소비했다.

얼마 전에는 1년 넘게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병실 사진이 파파라치 언론에 찍혀 공개되기도 했다.

시계를 조금만 뒤로 돌리면 지난해에는 금호그룹과 효성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뉴스를 장식했다.

철저한 관리 등을 통해 베일에 가려진 것 같지만, 이렇듯 재벌가의 모습은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그 실체가 드러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깝고도 먼 재벌가의 은밀한 삶은 드라마로 옮겨진다.

시청자는 닿을 수 없는 먼 나라 이야기 같은 상류층의 삶을 부러워하고, 배 아파하면서도 변함없이 호기심을 드러낸다.

'풍문으로 들었소'가 상류층을 그리면서도 캐릭터의 풍자에 초점을 맞췄다면, '가면'과 '상류사회'는 경영권 다툼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야망과 위선에 초점을 맞춰 극성을 높이고 거짓말과 배신이라는 소재로 말초신경을 자극한다.

이를 통해 2015년 오늘을 사는 시청자가 생각하고, 보고싶어하는 재벌가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 있을 것이다.

너무 탐스러워 동경하지만, 먹어봐야 신포도가 분명할 것이기에 못 먹었다고 씁쓸해할 필요는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게 정신 건강에도 좋고, '정치적'으로도 올바른 결론이기 때문이다.

◇ 가면 쓴 상류사회의 어두운 민 낯과 비뚤어진 야망 공교롭게도 두 드라마는 모두 신분을 숨기려는 자와 야망을 숨기려는 자를 내세웠다.

'가면'에서는 빚에 짓눌린 삶을 살아온 지숙(수애 분)이 빚을 갚기 위해 자신과 똑 닮은 부유층 여성 행세를 하고, 성공을 위해 사랑 없이 재벌가 여성과 결혼한 석훈(연정훈)이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모습을 그린다.

'상류사회'에서는 재벌2세 윤하(유이)가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 신분을 속이고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개천에서 난 용'인 준기(성준)가 신분상승의 사다리를 타기 위해 그런 윤하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또 '가면'의 SJ그룹과 '상류사회'의 태진그룹 회장에게는 각각 내연녀가 있으며, 두 그룹의 자식들은 형제이면서도 경영권 분쟁을 위해 못할 짓이 없다.

사랑없는 정략결혼과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외로운 삶,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이들 재벌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것도 두 드라마의 공통분모다.

이는 재벌가 드라마의 전형성이기도 한데, 그럼에도 '가면'과 '상류사회'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것은 이러한 이야기가 동서고금 호기심을 자아낸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가면'은 살인과 살인미수, 음모와 거짓말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으로 승부수를 던졌고, '상류사회'는 캐릭터 하나하나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인간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깊이를 추구하고 있다.

앞서 '가면'의 부성철 PD는 "현대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드라마다. 순둥이 소녀가 이상한 토끼를 따라서 상류 사회 체험 후 가족으로 귀환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상류사회'의 최영훈 PD는 "이 시대 청춘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절름발이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사랑을 통해 청춘들의 애환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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