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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전쟁의 상흔…'네이팜 소녀'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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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사진의 주인공, 킴 푹(Kim Phuc)입니다. 사람들은 저를 네이팜 소녀라고 부릅니다.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네이팜탄은 무시무시했습니다. 정신없이 도망치던 옷에는 여기저기 불이 붙었고, 살갗은 타들어갔습니다. 살기 위한 유일한 선택은 타는 옷을 벗어던지고 달리는 것뿐이었습니다. 죽음이 바짝 뒤쫓아오고 있다는 게 선명하게 느껴졌지만, 살기 위해 달렸습니다. 

저는 이 사진을 찍었던 종군 기자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건졌습니다. 당시 겨우 9살이었던 제 몸의 30%는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14개월 동안 무려 17번이나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고통이 너무 심해 차라리 죽고 싶었습니다. '왜 나지? 왜 내가 고통받아야만 하지?'라는 물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난 아무것도 잘못 한 게 없었고, 전 그냥 작은 소녀일 뿐이었습니다.

제가 찍힌 사진 한 장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네이팜탄 소녀'라는 이름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전 그 사진이 싫었습니다. 사진을 볼 때마다 끔찍했던 고통이 선명하게 되살아났기 때문입니다.

나중에서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겪은 고통과 테러가 사진에 실리지 않았다면, 폭격은 계속됐을지도 모른다고요. 도망칠 수 없다면 차라리 이 사진을 활용해 평화를 되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43년 전의 '네이팜 소녀'는 어느덧 중년이 됐습니다. 저는 현재 유엔 친선대사와 전쟁 피해자들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매년 전 세계를 누비며 제 생존 경험담을 이야기합니다. 살점이 떨어지는 걸 느끼면서 달려야 했던 제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조금이라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1997년에는 제 이름을 딴 '킴 국제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제가 수십 년 전에 도움을 받았듯, 전쟁고아를 위한 병원과 학교 그리고 집을 짓는 구호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비규환의 전쟁터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소녀. 그 소녀를 통해 전쟁의 처참함을 알렸던 사진 한 장. 그 후로 흘러간 시간 43년, 이제 사진 속 소녀는 평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 기사는 킴 푹(Kim Phuc)이 CNN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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