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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언급 안 한 채…신경숙 "내 기억 못 믿겠다"

"절필 안 한다"…신경숙 모호한 사과에 논란 여전

<앵커>

소설가 신경숙 씨의 단편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지적이 새롭게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우국은 모르는 작품"이라고 일축했던 신경숙 씨가,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결국, 표절을 인정하지 않은 건데, 많은 작가들이 이 문제에 대해 공론화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조지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신경숙 작가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표절이란 단어는 단 한 차례도 쓰지 않았습니다.

신 작가는 "우국은 안 읽은 것 같은데, 지금은 내 기억을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전설'과 '우국'을 대조해 보면서 자신도 믿을 수가 없었다며, 이응준 씨가 왜 문제 제기했는지 "의문을 안 갖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작품집에서 '전설'을 빼겠지만, 절필은 못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신 작가의 사과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표절을 직접 인정한 건 아니어서 논란은 여전합니다.

[이명원/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 객관적으로 볼 때는 의식적 표절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작가와 평론가들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마련한 긴급 토론회에서는 작가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신 작가의 책을 펴낸 한국문학의 3대 대형 출판사가 표절 논란을 묵살해 온 것은 출판 권력의 횡포라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오창은/문학평론가·중앙대 교수 : 창비·문학동네·문학과 지성사는 출판상업주의의 아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형 출판사가 문학상을 통해 작가를 선별하고, 산하 문예지는 옹호 일색의 평론을 실어 작가를 띄우는 구조가 강화돼 왔기 때문입니다.

[김명인/문학평론가·인하대 교수 : 특정 작가에 대한 비판적 접근은 봉쇄한다고 봐야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문학을 질식시키는 기본 구조입니다.]

참석자들은 이런 관행을 깨는 한편, 표절 가이드라인과 징계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김종우,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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