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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사무실 500곳 턴 '대도'가 검거되자 한 말은…

5년간 범행하며 체포된다는 악몽·불안감에 시달려

빈 사무실 500곳 턴 '대도'가 검거되자 한 말은…
"왜 이제야 오셨습니까."

서울 영등포구의 한 화상경륜장에서 이달 13일 경찰에게 상습절도 혐의로 체포된 조 모(52)씨는 홀가분하다는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빈집털이로 붙잡혔다가 교도소에서 2008년 출소한 조 씨는 1년 동안 회사원 생활을 하며 더이상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범행의 유혹을 떨칠 수는 없었습니다.

2010년 1월 다시 범행하기로 마음먹은 조 씨는 '전직'을 선택했습니다.

교도소에서 만난 '스승'을 통해 빈집털이 대신 빈 사무실을 터는 방법을 전수받았습니다.

조 씨는 사전 답사를 통해 폐쇄회로(CC)TV 위치를 철저히 파악했고, 만에 하나 실수로 CCTV에 잡히더라도 추적을 피하려고 바꿔 입을 옷을 미리 준비했습니다.

인적이 드문 자정 시간에 불 꺼진 빈 사무실을 털 때는 노루발못뽑기(일명 '빠루')로 문을 부수거나 디지털 도어락을 풀었습니다.

조 씨는 사무실 디지털 도어락 비밀번호는 대부분 네 자리이고 잘 변경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누른 흔적이 많은 번호를 임의로 조합하면 조씨는 디지털 도어락을 아무리 길어도 1시간 안에 풀 수 있었습니다.

사무실에 침입해도 조 씨는 검거되지 않으려 주의에 또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컴퓨터 뚜껑을 열어 CPU나 그래픽카드를 훔치거나 상품권 등을 들고 나왔습니다.

DSLR 카메라같이 덩치가 큰 물건은 눈에 띄어도 손대지 않았습니다.

조 씨는 이렇게 5년 넘게 범행을 이어가며 빈 사무실 500여 곳을 털었습니다.

하지만 조 씨는 붙잡힌다는 불안감에 시달렸습니다.

고시원에서 생활하던 조 씨는 경찰에 검거되는 꿈을 꾸다가 깨면 교도소 안에 있다는 착각을 할 정도로 불안에 시달렸다고 했습니다.

결국 조 씨는 경찰의 끈질긴 CCTV 추적 끝에 꼬리를 잡혀 5년 동안의 범행에 막을 내렸습니다.

붙잡힌 조 씨는 범행을 모두 시인했으며, 경찰은 조 씨의 기억을 통해 서울 강서·양천·마포·영등포에서 범행한 6천만 원어치 148건을 밝혀냈습니다.

피해자 가운데는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감독도 있었습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오늘(23일) 조 씨를 구속하고, 조 씨에게 훔친 물건을 사들인 혐의(업무상과실장물취득)로 최 모(41)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의 진술을 토대로 또 다른 범죄를 확인하고 있다"며 "빈 사무실 털이를 당하지 않으려면 사무실 주변에 CCTV를 설치하거나 디지털 도어락 비밀번호를 다섯 자리 이상으로 조합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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