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공부를 열심히는 하는데 도무지 성적이 안 오른다면 도대체 왜 그럴까 의아하겠죠.
성완종 리스트의 수사가 그렇습니다.
어제(22일) 추가 소환이 있긴 했지만, 이제 곧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수사팀이 수염도 깎지 않고 열심히 하는데도 성과가 좋지 않습니다.
이한석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서초동에서 늘 가장 늦은 시각까지 불을 밝히고 있는 곳은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 12층이라고 합니다.
검사들의 면면을 잘 모르더라도 누군가의 얼굴이 유난히 초췌해 보인다면 이 특별수사팀 소속이라 짐작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던 사안인지라 특수팀이 게으름을 피우지 않은 건 확실해 보이는 데요, 게다가 최고의 특수부 검사들로만 구성됐으니 이들의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닐 테고 말이죠.
그런데도 어찌 된 일인지 성적표는 초라합니다.
구속이 2명뿐이죠.
이마저 성 전 회장의 메모 속 8명이 아니라 성 전 회장의 비서진이고, 혐의도 증거 인멸입니다.
결과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 법인데, 아마 공부에 빗대본다면 다음 중 하나가 이유일 겁니다.
공부했다는 얘기 자체가 말짱 거짓이거나, 억지로 책상에 앉아 있었던 건 맞는데 걱정만 하며 허송세월을 했을 수도 있고, 또는 부모와 학생 간에 공부의 정의가 서로 달랐을 수도 있겠죠.
아니면 안타깝게도 공부하는 방법을 몰랐거나, 부모와 학생의 기대치가 달랐거나 혹은 성적표에 오류가 났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도 저도 다 아니라면, 특정 학생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누군가 외압을 넣어 해당 학생의 성적을 떨어뜨렸을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로 말하면 승부조작, 범죄죠.
다시 성완종 리스트 수사로 돌아와서 결과 발표가 임박했는데요, 영 만족스럽지 못한 까닭, 여러분은 이 여러 가능성 중에서 몇 번째가 원인일 거라 생각하십니까?
물론 공부와 수사가 다른 활동이지만, 실체적 진실을 알아간다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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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부의 어느 부처가 브리핑을 공지하면 그 시간과 장소를 그대로 믿는 기자들이 부쩍 줄었다고 합니다.
하도 예고했던 일정을 하도 안 지켜서 정부가 양치기 소년이 됐다는데요, 어느 정도인지 표언구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지난 7일 메르스 관련 대국민 발표 때입니다.
방송사들이 생방송으로 중계하기 위해 일제히 정규 프로그램들을 멈췄는데, 막판에 문구를 조정한다는 핑계로 예정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야 발표가 시작됐었죠.
정작 발표 과정에서는 유감 표명 한 마디 없었고 애꿎은 방송기자들만 시간도 제대로 몰랐냐며 회사로부터 욕을 먹어야 했습니다.
이런 약속 파기와 변경은 유독 현 정부에서 자주 일어나서 한 달 전에는 황교안 총리 후보자 발표도 갑자기 설명도 없이 미뤄졌었고, 특히 메르스 사태를 겪는 동안에는 다반사였습니다.
세종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세종으로 브리핑 장이 바뀌질 않나 복지부 장관이 한다고 했다가 총리대행이 한 적도 있고, 시간도 11시에서 2시로, 다시 1시로 오락가락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에는 기자 골탕먹이기의 대표적인 사건도 있었습니다.
기재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하고 자료도 미리 배포했는데, 정작 청와대 발표에서는 예고된 내용의 절반 이상이 빠져 있었던 겁니다.
기재부 자료를 보고 기사를 쓴 기자들은 기사를 완전히 바꿔야 했고, 본의 아니게 오보를 찍어낸 당일 석간신문 기자들은 '쓰레기 신문'을 만들었다며 투덜댔습니다.
두말할 나위 없이 국민들의 혼란은 훨씬 더했을 겁니다.
정부가 분명 소통을 강화한다며 담당 인력도 늘리고 대변인들의 회의 빈도도 높이고는 있는데 소통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건 아닐까요?
정부의 약속에 더 무게가 실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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